美, 대北·이란 제재 국제협력망 구축 박차

미국이 북한과 이란에 대한 본격적인 경제제재 시행을 앞두고 외국정부와 민간 금융기관들에 대해 이들 나라와 거래관계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각국마다 자체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하는 등 대북·이란 금융제재의 실효성 강화를 위한 국제협력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 1695호에 따라 북한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경제제재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완화했던 각종 금수조치를 복원하는 것이지만, 통상분야보다는 미국인의 대북 송금 및 투자 금지, 북한인의 대미 자산 투자 금지 등 금융제재 중심이어서 재무부가 중심이 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튜어트 레비 미 재무부 테러 및 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지난 7월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지역을 순방하며 국제금융망을 통한 테러및 대량살상무기(WMD) 자금 차단책을 논의한 데 이어 이번 주엔 유럽을 순방하고 있고, 동시에 패트릭 오브라이언 테러자금 담당 차관보도 중동지역을 순방하며 방문국의 재무 당국과 민간금융기관들을 접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최근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내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도 참석, 테러와 WMD개발에 악용될 수 있는 돈세탁과 자금거래 차단을 위한 다자체제 구축 필요성을 촉구할 예정이다.

방코델타아시아(BDA) 사건의 현지조사를 맡았던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테러자금지원 및 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는 12일(현지시각) 미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레비 차관 등의 해외순방 목적을 설명하며 “외국 금융기관들의 조치에는 북한과 이란 회사 등과 같은 고위험 고객들과 사업관계의 성격을 재검토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9.11 테러 5주년을 맞아 미국의 대테러 대책 점검을 위해 열린 이날 청문회에서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미국의 테러자금 근절 조치는 “다른 나라들도 (미국처럼) 자국 내 테러자산을 동결하고 자국민과 테러리스트간 거래를 금지할 때 효과가 크게 증대된다”며 미 재무부가 국무부와 함께 국제협력망 구축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안보리의 대북 결의 1695호및 WMD 확산 금지 결의 1540호와 관련, “미국은 이들 결의 이행을 위한 초동 조치를 취했으나, 많은 나라들은 아직 그렇지 않다”며 “재무부는 국무부와 협력 속에 다른 나라들도 자국 사법권역내에서 미국의 대통령령 13382호(자산동결 및 거래금지)와 유사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거나 이용해 국제의무를 다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다른 나라들에 대해 안보리 결의 이행의 의무를 강조했다.

미국은 또 새로운 제도가 아니더라도 “대안으로, 기존 제도를 이용해 WMD 확산 연루자들의 자산을 동결하고 자국민에 대해 이들과 거래를 금지토록 촉구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북한에 대한 기존 조치 결과 “책임 있는 외국 사법권과 금융기관들이 불법행동에 연루된 북한 업체들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중단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언론보도에 따르면 중국, 일본, 베트남, 몽골, 싱가포르 등의 20여개 금융기관들이 자발적으로 북한과 거래를 줄이거나 끊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김정일(金正日) 정권이 자신들의 범죄행동으로부터 이득을 얻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안보리 결의가 이런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의 간판회사들이 위조와 돈세탁 활동을 아직 계속 하고 있다”며 “북한의 합법 자금과 불법 자금간 구분이 거의 보이지 않으므로…전 세계 금융기관들은 북한관련 사업을 하는 위험성에 관해 주의해야 한다”고 거듭 경고했다.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한편 테러자금 거래 등에 악용될 수 있는 것으로 최근 파악한 자선기금 등 미국 내 10여개 돈세탁 방법 외에 국제적으로 부동산 산업과 카지노 산업을 통한 돈세탁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9.11 테러공격 후 제정한 애국법 제311조에 따라 그동안 3개 사법권역(나라)과 8개 외국 금융기관이 돈세탁 우선우려 대상으로 지정됐으며, 대통령령 13224와 관련해선 총 460개 개인과 업체들이 자산동결 및 거래금지 조치를 당했다.

함께 출석한 애덤 스저빈 외국인자산관리실(OFAC) 실장은 미국의 ’일방적’ 조치의 효과에 대한 의원들의 의문 표시에 “’모든 금융 길은 뉴욕으로 통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미국이 세계의 은행·금융중심”이라고 말하고 “또 국제금융기관들은 국제신인도나 미국의 조치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자발적으로 미국의 제재조치를 이행하기 때문에 ’OFAC 리스트’는 전 세계 금융 정보 컴퓨터 스크린에 떠 있다”고 파급효과를 강조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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