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단둥주민 협조로 실종미군 유해 회수

지난 1952년 한국전 당시 압록강 부근에서 북한의 미그 15기와 전투를 벌이다 실종됐던 미군 조종사 트로이 고디 코프 대위의 유해가 52년만에 회수되기까지는 10년간에 걸친 미국의 끈질긴 노력과 중국 단둥 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코프 대위는 1952년 9월16일 F-86 세이버 제트기를 몰고 김포 비행장을 이륙한 후 압록강 이남의 미그기 출몰 지역이던 이른바 ‘미그 앨리’로 출격, 6대의 미그 15기와 전투를 벌이던 중 실종됐었다.

26일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코프의 유해에 대한 최초의 단서는 지난 1995년 중국 단둥 (丹東) 군사박물관에서 나왔다.

이 박물관에 전시된 코프 대위의 군번을 본 한 미국인 사업가는 코프의 자료를 베껴 미 당국에 넘겼으며 이때 부터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 및 실종자 담당 합동사령부(The Joint POW/MIA Accounting Command, JPAC)'(DPMO)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DPMO는 그러나 중국과 북한 정부를 상대로 코프의 유해를 찾아내기 위한 조사에 나섰으나 별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러던중 DPMO는 1999년 러시아의 포돌스키 고문서 보관소에서 코프의 세이버 전투기 피격 기록을 찾아냈다.

보관소에서 발견된 소련 조종사들의 진술과 상황 묘사 그림에는 코프 대위가 몰던 세이버가 단둥에 추락했으며, 소련과 중국측이 지상수색 작업을 펼쳤던 내용 등이 상세히 담겨 있었다.

당시 소련은 한국전에 공식 참전을 선언하지 않은 가운데 소련 조종사를 북한 조종사인 것 처럼 위장, 미그기를 출격시키며 북한을 지원했었다.

DPMO는 중국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지난해 5월 전문가팀을 투입, 유해 및 전투기 잔해들을 수거했으며 같은 해 10월 드디어 유해의 신원을 확인했다.

특히 유해 발굴 작업에는 단둥 시민과 관리들의 지원이 컸다.

DMPO담당 부차관보인 제리 제닝스는 “단둥 시민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이번 일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국방부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국방부는 코프의 유해가 곧 가족들에게 인계돼 오는 5월31일 군의 예우 속에 텍사스 플레이노에 매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는 코프 대위의 유해 발굴은 한국전 당시 소련의 역할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소련이 당시 미군 조종사들을 체포, 정보 목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미 행정부 내 추측을 뒷받침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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