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네오콘 “부시 대북정책 이빨 빠진 회의외교”

▲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니컬러스 에버슈타트 연구원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가 북한 미사일 문제 등에 대한 외교적 해결 방침을 밝히고 북한을 6자회담에 끌어들이기 위한 국제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미온적이라고 비판하는 네오콘(신보수주의)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민주당 계열이 부시 행정부의 대북 양자대화 거부와 압박이 북한 핵문제 등의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것과 대조되는 것으로, 현 정부의 외교정책을 둘러싼 미국 내 여론이 양극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전략과 행동없이 말만 있다는 네오콘들의 비판은 대북정책 뿐 아니라 최근 중동사태를 계기로 이란, 중동문제 등 대외정책 전반에 대해 가해지고 있다.

차기 대선출마를 꿈꾸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최근 NBC방송 등에 출연, 부시 행정부가 “외교적 해법”만 되뇌이는 사이에 북한은 폭탄과 미사일을 증강했으며, 이란도 마찬가지라며 “다음 단계는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이 김정일과 춤을 추려는 것인가?..정말 당혹스럽다”고 비판했다.

깅리치 전 의장은 북한 미사일 발사와 중동사태 등 최근 잇따르는 “도발적 사태들”을 나열한 뒤, 미국은 부시 행정부가 내세우는 ‘테러와의 전쟁’이 아니라 “제3차 세계대전”과 비슷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적을 확실히 규정하고, 미국민과 우방들에게 이 전쟁이 불가피한 것임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시 행정부와 긴밀한 관계인 보수적 민간연구소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니컬러스 에버슈타트 연구원은 최근 기고를 통해 부시 행정부가 “김정일과 북한 체제에 대해 빈 말(empty words)만 되풀이한 결과, 김정일이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선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되는 훈계와 경고, ‘빈 말’ 정도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이빨 빠진 회의외교(toothless conference diplomacy)”만 거듭하는 것으로 묘사하고 북한이 이를 간파하고 미사일 발사를 통해 “전례없는 경제적, 전략적 이익”을 얻으려는 “위험한 새 도박”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연구소의 마이클 루빈 연구원도 24일자 위클리 스탠더드지 기고에서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말만 있고, 전략은 없다(All Talk No Strategy)”면서 “현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외교적 보상을 하는 클린턴 행정부의 잘못을 되풀이 하고 있다”고 대북 강경책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 포스트는 19일 미국 내 “보수파의 부시 외교정책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며 이미 국내 정책을 둘러싸고 보수진영과 마찰을 빚고 있는 부시 대통령이 외교문제에서도 이들과 갈등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 때 부시의 “단호한” 외교정책에 찬사를 보내던 보수파 지식인과 평론가들이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이란 문제 등에서 “소심하고 혼란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백악관은 “1년 전만 해도 생각할 수 없었던” 이같은 보수파의 비판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며, 이들의 목소리는 일반 국민과 2008년 대선 논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신문은 관측했다.

부시 행정부의 정권교체론, 군사적 선제공격론, 민주주의 전파론 등의 외교 구상은 모두 AEI 등 보수진영 연구소에서 먼저 시작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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