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북정상회담 주문사항 구체화할 듯

오는 7일 시드니에서 예정된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남북정상회담과 북핵문제, 북미관계 정상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발효 등 한반도 평화 및 동북아 안보, 한미동맹 관계 강화와 관련된 현안들이 폭넓게 의제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 정부 출범 이후 8번째 열리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노 대통령의 올 가을 미국 방문 계획이 무산됨에 따라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간의 사실상 마지막 정상회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회담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

이번 회담은 무엇보다도 내달 2일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열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원칙적인 지지입장을 강조하고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거는 미국 정부의 기대 및 주문사항을 구체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달 30일 한미 정상회담 개최 계획을 발표하면서 데니스 와일더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부시 대통령이 노 대통령으로부터 남북정상회담 구상과 이를 통한 6자회담 진전방안을 듣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해 이번 회담에선 남북정상회담이 핵심의제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가 발표된 뒤 지금까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가져오기 위한 남북당국간 대화를 적극 지지한다며 이번 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환영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작년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고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하기 위한 북핵 6자회담이 진행되는 와중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북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북정책의 초점을 북한 비핵화에 맞추고 있는 부시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이 북한 비핵화 프로그램을 진전시키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가 논의될 경우 `한미공조 정신’에 입각해 신중하게 대처해 줄 것을 당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에 섣불리 대대적인 지원을 약속할 경우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될 수도 있다는 점을 미국측은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노 대통령을 통해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특별메시지’를 전달할 지 여부도 관심이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이번 호주 방문에 앞서 연합뉴스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언론과의 그룹인터뷰에서 자신은 이미 결심했다며 김 위원장에게 북한 핵프로그램 포기와 관련, `전략적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정치적.경제적으로 많은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며 북한과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논의, 북미관계정상화,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적성국 교역금지법 적용 해제 등을 시사해왔다.

특히 최근 제네바에서 끝난 제2차 북미관계정상화 실무회의에서 북한은 연말까지 모든 핵프로그램의 신고와 불능화에 전격 합의했다는 점에서 추후에 미국이 내놓을 카드가 주목된다.

따라서 부시 대통령은 회담에서 제네바 협상 결과를 상세히 설명하고 향후 대책에 대한 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견해를 듣고 의견을 나눌 것으로도 예상된다.

또 북핵 6자회담과 관련, 두 정상은 차기 6자회담 개최 시기를 비롯해 북한이 모든 핵시설을 신고하고 불능화에 착수하는 2단계 비핵화 진입시 예상되는 문제점과 대책에 대해서도 머리를 맞댈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 양국 정상간 공통된 관심사는 지난 6월말 공식 서명된 한미 FTA의 조속한 발효 문제.

부시 대통령은 FTA 협정문이 미 의회에서 조속히 비준동의 되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임을 밝히고 의회에서 한미 FTA가 원만하게 처리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에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을 당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번 회담은 두 정상간 마지막 회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정상은 한국의 테러와의 전쟁 동참, 주한미군 기지 이전 및 감축, 전시 작전권 이양 등 지난 5년간의 외교성과를 뒤돌아보며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모색해온 한미동맹관계를 종합평가하는 기회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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