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북교류, 북핵해결에 분명히 초점 맞춰라”

▲ 미국은 6월1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북정책’ 보완을 요구할 예정이다.

미국 부시 행정부가 한국 정부에게 대북정책 기조를 ‘북핵 해결’에 초점을 맞추도록 요구할 것으로 알려져 한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마이클 그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국장은 25일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을 면담한 자리에서 “다음달 10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한국이 대북 화해협력 정책과 북한의 핵을 포기시키는 정책 사이에 균형을 찾는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이 문제를 직접 제기하는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그만큼 부시 행정부가 북핵 초점을 빗나간 남북교류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린 국장은 “부시 대통령은 북한 주민들의 어려운 실상에 대해 많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면서 “노무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이를 협의할 것으로 본다”고 밝혀 북한 인권문제가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 중에 하나가 될 것임을 내비쳤다.

美 “한국 정부, 북한에 핵포기 신호 분명히 전달해야”

한국 정부는 그동안 남북관계 진전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기대와 달리 남북 당국자 회담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비료지원과 남북교류만 가속도를 내자 미국측이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린 국장은 “한국은 화해, 교류 협력을 지향하는 정책과 북한의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정책 사이에서 적당한 균형점을 잡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해 우리 정부가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좀 더 분명한 신호를 전달해야 한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최근 북핵 위기 속에서도 남북경협이 더욱 활발해지고 6.15 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 정부와 여야 정치인, 민간단체들이 대거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자, 일부에서는 북핵 해결 없는 남북교류는 오히려 북한의 민족공조 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지난주 워싱턴에서 개최된 ‘미국의 한반도 전략’ 세미나에 참가하고 돌아온 박진 의원은 ‘한국의 소극적 자세가 중국의 발목까지 잡고 있다’는 미 고위 당국자의 말을 소개하면서, “부시 행정부가 한국 정부의 북핵 대응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져있다”고 전했다.

한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26일 미 의회에 출석해 “우리는 남북대화를 절대적으로 지지한다”면서 “한국민이 그 대화를 지속하도록 허용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해 남북대화에 대해 한국측 입장을 존중하는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남북대화가 ‘북핵 해결’에 확실히 초점을 맞추지 않고 남북교류에만 치중하게 되자,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목표를 상실한 남북공조가 북핵 해결을 위한 국제협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좀더 분명하게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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