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북간 긴장고조 6자회담 영향차단 부심

새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를 향한 북한의 비난발언이 날로 거칠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최근의 남북간 긴장고조가 북핵 6자회담에 불똥이 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신중히 대처하는 모습이다.

임기중 북핵문제 해결을 공언해온 조지 부시 행정부로선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지연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을 재개하는 게 시급하지만 남북간 대결국면이 조성될 경우 북한이 이를 북핵 6자회담을 회피하는 구실로 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 정부가 이 같은 우려를 공개적으로 드러내지는 않고 있다.

미 국무부는 1일 북한의 최근 잇따른 대남비난발언이 6자회담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무부 톰 케이시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비난발언이 (현 상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6자회담과 관련한 정책의 변화를 암시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우리쪽이나 북한이나 현재로선 6자회담을 통해 북한 핵신고문제 등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한다는 열망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으로선 향후 북한의 대응카드를 감안해 선수를 치고 나선 셈이다.

미국은 최근 북한의 개성공단 한국 정부 관계자 추방, 서해 미사일 발사 실험, 한국 잿더미 발언에 이어 31일엔 처음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며 강하게 비난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으로 북한을 비난하는 모습을 피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북한의 발언에 대해 현 상황에 건설적이지 못하다거나 6자회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하는 등 차분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같은 태도는 남북관계와 상관없이 북핵 6자회담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노무현 정부 시절 한국이 북한에 식량.비료를 대규모로 지원하고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등 남북관계가 6자회담보다 앞서 나갈 조짐을 보일 때 미 행정부가 남북관계와 6자회담의 조화를 강조하면서 남북관계 속도조절을 내세웠던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을 마지막 주요과업 중 하나로 제시, 북핵문제가 최우선 정책이 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물론 미국이 일방적으로 한국을 편드는 모습을 보여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함으로써 북한이 핵프로그램 신고를 거부하고 6자회담에 응하지 않는 구실을 제공할 수도 있음을 감안, 이를 사전에 막겠다는 뜻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미 행정부는 북한이 이를 한미관계를 이간하는데 악용하는 것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케이시 부대변인이 “한국은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중요한 동맹이며, 어떤 것도 그것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강조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과거 사례를 볼 때 북한은 북미관계가 경색됐을 경우엔 남북관계를 통해 식량난, 체제불안 등 위기에 대처해왔고, 남북관계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엔 북미 또는 북일간 대화와 접촉을 모색해왔다는 점에서 향후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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