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범죄단속반 방중…위폐협의 주목

북핵 6자회담 재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미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반의 마카오와 홍콩 방문을 계기로 한 미중간 북한 위폐조사 협의 결과에 국내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 행정부가 이의 결과에 따라 위폐 문제와 관련, 기존의 ‘강공’을 고수하거나 또는 ‘방향 전환’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재무부의 금융범죄단속반 요원들은 16일 마카오를 시작으로 홍콩을 거쳐 21일 방한해 24일까지 머문 뒤 일본을 경유해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협의에서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의 달러 위조 혐의에 대해 ‘확증’을 갖고 있다고 강조해온 미측은 그동안 수집해온 증거를 들이대며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 사건에 대한 중국 당국의 조사 결과와 일치 여부에 초점을 맞췄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를 통해 북한당국 차원의 위폐 제조 또는 유통 혐의가 확인됐는 지에 모아진다.

여기에서 북한당국의 개입혐의가 드러났다면 미 행정부는 기존 입장대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다며 사법처리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이에 대한 북한의 정치적인 해결 요구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북한 역시 ‘강 대 강’으로 맞설 공산이 커 차기 6자회담의 조기개최가능성은 희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달리 북한 당국이 연루된 듯한 ‘심증’은 있지만 ‘증거’ 채택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미 행정부도 기존 대북 금융제재 입장에 대한 방향 수정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북한의 개별기업 차원에서 저질러진 범죄로 결론이 날 경우 이와 관련한 중국의 중재 노력이 탄력을 받게 돼 차기 6자회담 재개 논의가 급진전될 전망이다.

중국은 북한 당국 또는 개별기업의 불법행위 여부를 추론할 수 있는 BDA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선에서 북한이 그 내용에 대한 수긍과 함께 적절한 후속조치를 취하고 미국이 이에 동의할 경우 BDA 동결을 해제해 일단 사건을 마무리짓는다는 중재안을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상 위폐문제에 포커스가 맞춰진 18일 크리스토퍼 힐-김계관 베이징(北京) 회동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는 게 정부당국자들의 설명이다.

북한이 그동안 관영매체를 통해 보여온 강경 입장을 다소 누그러뜨렸다는 것이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베이징 회동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관한 ‘긍정적 신호’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구체적인 회담 날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기 전에는 신호에 큰 무게를 두지 않는다”고 말해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유연한 제스처가 있었음을 전했다.

핵심은 북한의 ‘적절한 후속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측은 차제에 북한의 마약 밀매와 무기 거래, 위폐 제조 및 유통방지를 위해 유엔마약협약, 테러자금조달억제협약, 반부패협약 등에 가입할 것을 강하게 촉구할 것으로 예상되나 북한이 이에 선선히 응할 지 여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3개협약 모두 돈세탁 원천방지를 포함한 투명한 돈거래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북한이 여기에 가입할 경우 개별기업의 부정한 거래는 물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 자금으로 추정되는 자금 흐름까지 국제사회에 드러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북한의 고민은 여기에 있어 보인다.

일단 북미 양측은 힐-김계관 베이징 회동을 통해 탐색한 서로의 입장과 마카오에서의 미중 조사 협의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이며, 다음 주 중에는 6자회담 재개 여부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정부는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낙관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반기문(潘基文) 외교장관은 한미 장관급 전략대화에 앞서 힐-김계관 회동에 대해 “(차기 6자회담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이봉조(李鳳朝) 통일부 차관은 20일 “회담재개 전망이 높다”고 말해 그러한 분위기를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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