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강산·PSI 압박…정부 선택은

미국이 유엔 결의안 1718호 채택 이후 한국 정부에 요구하는 대북 제재가 금강산관광 사업 수정과 PSI(확산방지구상) 참여 확대로 좁혀지는 양상이다.

한반도 정세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민감한 사안들이어서 정부로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동맹국인 미국의 요구를 외면할 수도 없어 대응책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내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당초 정부는 ‘금강산관광.개성공단사업 및 PSI는 유엔 결의안과 무관하다’는 입장이었지만 미국의 강경 입장이 전해진 뒤로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한 걸음 물러섰다.

아직까지 정부는 남북경협사업의 전면 중단이나 PSI의 전면 참여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부분적인 정책 수정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 금강산관광 수정되나 =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에 대한 미국 인사들의 부정적 시각은 18일에도 잇따랐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이날 열린 한 강연에서 “금강산과 개성공단 사업은 안보리 결의 이행측면에서 심각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더 이상 아무일 없었던 것 처럼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전날 금강산관광을 두고 “북한 정부에 돈을 주기 위해 마련된 것같다”고 발언해 파장을 불러왔던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이날 “(금강산관광은) 한국 정부가 결정할 일이며 이를 존중할 것”이라고 한 걸음 물러서긴 했지만 금강산관광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거두지는 않았다.

힐 차관보는 이종석(李鍾奭) 통일부 장관과의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개성공단의 목적은 경제개혁이라는 미래를 다루고 있다고 이해하지만 금강산관광의 목적을 같은 선상에서 보지 않는다”고 재차 언급했다.

미국이 이처럼 금강산관광을 문제삼는 것은 개성공단사업에 비해 훨씬 많은 돈이 북한으로 흘러들어가는 반면 그 의미는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금강산관광의 경우 현대가 사업대가로 북측에 9억4천200만달러를 주기로 약속했고 현재까지 4억5천152만달러를 지급했으며 지금도 매달 100만 달러 정도가 관광대가로 지급되고 있다.

반면 개성공단은 토지사용료(330만 달러)를 포함해 지금까지 북한에 지급된 총액이 2천800여만달러에 불과하며 매달 임금 등으로 지급되는 돈도 월 100만 달러를 밑돈다.

사업의 의미에 있어서도 개성공단은 북한이 시장경제에 대해 학습하는 공간이라는 측면이 있지만 금강산관광은 그렇지 않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계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금강산관광이 관련됐다는 단서를 포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 기류의 변화도 포착되고 있다.

유엔 결의안 채택 이후에도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내심 계속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전면 중단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정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은 이날 두 사업의 지속 여부와 관련, “운용방식이 유엔 안보리 결의나 국제사회의 요구와 조화시키고 부합하도록 필요한 부분을 조정 검토할 것”이라며 “그 방식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결국 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한반도의 긴장감을 높이지 않는 묘수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해결책이 도출될 지는 불분명하다.

◇PSI 참여확대 어떻게 되나 = PSI 참여와 관련한 정부 공식 입장은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내용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적절하고 필요한 수준에서 우리의 참가 폭을 조절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남북해운합의서를 통해 무기를 실은 북한 선박에 대한 화물검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큼 안보리 결의 때문에 우리가 의무적으로 새롭게 취할 조치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동맹국인 미국이 작심하고 PSI 참여확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PSI가 야기할 수 있는 남북간 긴장상황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 성의표시 차원에서 PSI 참여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방한 중인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미국의 요구가 한국의 PSI 정식참여임을 사실상 시사했다.

힐 차관보는 18일 한국의 PSI 참여확대 문제에 언급, “PSI는 어떤 원칙을 지키겠다고 약속하는 것으로, 시행은 자발적인 것”이라며 “왜 PSI가 한국 언론에 주요 이슈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결국 한국이 PSI의 정식 참여국으로 동참함으로써 국제사회의 WMD차단 조류에 동참할 것을 선언하되 북한과의 충돌 내지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작전이나 훈련에는 참여하지 않으면 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주로 북한을 겨냥한 PSI에 한국이 동참하는데 따른 정치적 의미를 간과할 수 없기 때문에 정식참여 문제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또 한국이 일단 정식 참여국이 된 상태에서 한반도 주변에서 북한 선박을 검색해야할 상황이 생겼을때 특수한 입장임을 내세워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많기 때문에 정식참여에 극도로 신중한 입장인 것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미국의 PSI참여 요구 중 정부가 현재까지 수락하지 않고 있는 정식참여와 역.내외 차단훈련시 물적지원 중에서 후자만 동참하는 식의 성의를 보이는 방안을 택하지 않을까하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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