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사전략 ‘네트워크형’ 변환…한국안보에 영향”

세계의 안보환경이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미국의 군사전략도 그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한국은 여전히 ‘자주국방’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국가전략 13권 2007 가을호’에 ‘미국의 군사변환 전략’이란 논문을 통해 “21세기 군사안보의 특징은 정보화 기반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은 21세기 안보환경의 변화에 부응하고 새롭게 가용해진 첨단기술을 활용해 군사전략의 근본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미 군사전략 변화의 핵심은 군사변환(Transformation)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군사변환은 다양한 측면으로 구성되는 복합적인 개념으로서 군사변환을 구성하는 요소 중 최근 자주 거론되는 개념 중 하나가 ‘네트워크중심전쟁(NCW:Network-centric Warfare) 개념이다.

NCW는 전 지구를 엮는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해 무기체계들이 전장공간 내 어느 곳에 위치하든 간에 네트워크상에 존재하기만 하면 신속하게 효과 위주의 집중공격에 참가할 수 있다는 것. 이렇게 되면 군대의 이동과 수송 소요도 줄이고 정보공유의 장점도 있다.

이어 이 연구위원은 “미 국방부가 2006년 발표한 ‘4년 주기 국방태세검토’ 보고서에는 향후 미 군사력 운용의 원칙이 지리적 개념을 벗어나 해외주둔 미군의 활동영역을 특정지역에서 전 세계로 확장해 미국을 중심으로 동맹국들 간의 협력관계를 묶는 거미줄과 같은 망(네트워크) 구축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시 1기 행정부의 반테러. 반확산 중점이 2기에 들어 민주주의와 인권 확산이 추가돼 이를 군 변환과 변환외교로 뒷받침 한다는 게 현 부시 행정부의 구상”이라며 “군사변환은 주한미군의 조정과 직결되고, 변환외교는 ‘한미동맹’의 미래비전 및 정치적 신뢰와 연결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미국과 군사동맹으로 연결돼 있어 미국 군사전략의 변화는 한국의 안보에도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며 “한국의 입장에서는 미군이 추진해온 군사변환의 성과를 분석해 우리의 국방개혁에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의 동맹국 정책이 네트워크화 된다는 것은 각각의 국가들이 미국이 글로벌 차원에서 펼쳐놓은 거미줄 망 내에서 어떠한 위치에 놓이느냐에 따라 미국의 지원과 협력의 수준이 결정된다”며 “이는 과거보다 더 높은 수준의 정보자산 및 체계 공유가 필요해 해당국 전력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로 요구 수준의 상호 운용성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에는 특정 임무만을 수행하는 하부 구조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결과적으로 동맹으로서의 효용성 및 중요성 저하로 동맹관계 이완도 발생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도 국제정치의 변환과 군사환경의 변화에 부응해 우리 나름대로의 변환을 모색해야 한다”며 “한국형 군 변환을 시도하려면 한국 실정에 적합한 군사교리와 조직, 무기체계에 대한 고려와 함께 국방예산의 적절한 증액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한미동맹은 2012년 전작권 전환을 기점으로 연합방위체제에서 공동방위체제라는 새로운 형식의 동반자 관계로 진화할 예정”이라며 “이런 변화에 맞추기 위해선 독자적 방위역량 강화와 현재 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정보전력 등의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