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8일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유엔의 강력한 제재가 필수적이라며 모든 국가가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데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재 미국 대사인 글린 데이비스는 이날 IAEA 이사회 연설에서 “유엔이 결의한 제재 조치를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일이 필수적”이라며 “제재 조치의 이행은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와 국제 외교 사회로의 복귀가 유일한 선택 방안임을 확신하게 만드는 길”이라고 말했다.
데이비스 대사는 “모든 국가들이 유엔의 제재 결의에 걸맞은 조치를 취해야 하며 북한을 상대하는 데는 투명하고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며 “북한에 대한 제재는 국제 평화와 안보에 필수적이며 핵확산 방지 조약의 실효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이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북한과 직접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한에 아무 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을 핵보유 국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의 목표를 지지한다”면서 “북한은 완벽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이 지난 4일 우라늄 농축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으며 플루토늄을 무기화하고 있다며 2차 핵무기 생산 가능성을 암시한 지 4일만에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이다.
데이비스 대사가 국제 사회를 상대로 북한 제재를 강화토록 촉구하고 나선 것은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한국이 최근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에 다소 미온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반영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성명에서 북한의 우라늄ㆍ플루토늄 무기화 활동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에 “즉각적이고 명백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법”으로 핵무기 관련 프로그램을 완전히 포기ㆍ해체할 것을 요구했다.
EU는 또 북한이 지난 4월 영변 핵시설에 배치됐던 모든 IAEA 감시 장비를 철수시키고 시찰자들에 출국 명령을 내린 뒤 불능화됐던 핵시설을 복구하기로 한 결정을 폐지하고 IAEA와의 협조를 재개ㆍ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러시아, 일본 등 6자회담 참여국들도 이와 비슷한 성명을 발표하는 등 이날 회의에 참석한 IAEA의 35개 이사국은 모두 북한이 6자회담과 IAEA와의 공조를 재개해야 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 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