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 “北, 핵무기 여러개 제조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미국 외교전문 잡지에 북한이 여러 개의 핵폭탄을 제조했다고 밝혀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게이츠 장관은 최근 ‘포린 어페어즈’ 2009년 1․2월호에 기고한 ‘균형잡힌 전략’이라는 글에서 “북한은 여러 개의 (핵)폭탄을 제조했고, 이란은 핵보유국 가입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장관이 북한의 핵폭탄 제조를 기정사실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앞서 미 국방부 산하 합동군사령부가 발표한 ‘2008 합동작전 환경평가보고서’에서도 북한을 ‘아시아 5대 핵무기 보유국’에 포함시킨 바 있다.

환경평가보고서와 관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등은 곧바로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거듭 확인하며 “착오”라고 조기진화에 나섰지만, 게이츠 장관의 기고문 내용이 밝혀짐에 따라 그동안 핵보유국 지위를 요구하고 있는 북한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지금까지 한미 양국의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이 아직 핵폭탄을 만들 능력이 없으며, 단지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무기급 플루토늄을 보유하는 것으로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일례로 북한이 지난 2006년 10월 핵실험을 단행했을 당시 한미 양국은 북한의 실험이 ‘핵폭탄’이 아니라 ‘핵폭발장치’라고 밝혔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퇴임 전 미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3~4기의 핵무기를 만드는 데 충분한 무기급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김태영 합참의장도 지난 10월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핵무기) 6~7개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가진 것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지, 없는 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비록 게이츠 장관의 기고문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능력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1991년부터 3년간 미 중앙정보국(CIA)국장을 지냈고, 오바마 차기 행정부에서도 국방장관에 유임된 그가 미국의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같이 밝힌 것은 단순한 개인 의견을 넘어 미국 군당국의 종합적인 분석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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