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장관, 한국 등 아시아 순방

로버츠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연례 아시아안보회의 참석 및 한국, 태국 등 아시아 우방국 순방을 위해 28일 출발했다.

게이츠 장관은 오는 30일부터 6월1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지역 국방장관 및 안보 전문가들이 역내 안보 협력을 논의하는 연례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리라 대화)에 참석하고 이어 한국과 태국을 방문한다.

17개월의 장관 재임기간 중 4번째인 게이츠 장관의 이번 아시아 순방은 군사력 증강을 둘러싼 중국과의 껄끄러운 관계, 핵문제로 인한 북한과의 대립 및 일부 우방국과의 불편한 관계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으로, 미국의 대(對)아시아 공약을 강화하는 계기로 활용될 전망이다.

미국이 사이클론 피해를 입은 미얀마와 중국의 대지진 피해에 인도적 지원을 했음에도 불구, 아시아 국가들은 미 국방부가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문에 아시아 지역을 제대로 주목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커트 캠벨 아시아 수석분석가는 “아시아인들은 중국이 아시아의 외교와 경제 및 군사관계 등 모든 문제에서 핵심적 역할자로 새로이 부상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 많은 아시아인들은 방 안의 코끼리를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으로서는 두번째 참석하는 샹그리라 대화는 특히 그동안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표시하는 무대였지만 이번에는 최근 발생한 중국의 대지진과 미얀마의 사이클론 피해로 인해 역내 협력의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감소되지는 않았지만 이 포럼을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한 비판과 중국의 투명성 강화를 촉구하는 장으로 활용했던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과는 달리 게이츠 장관은 중국과의 대립을 가급적 피하면서 유화적인 접근을 시도할 방침이다.

게이츠 장관을 수행중인 고위 국방 및 외교 관리들은 익명을 전제로, 중국이 대규모의 군사력 증강문제를 속도를 늦추며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번 포럼에서는 가급적 대립을 피하는 쪽으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과거 수년간 미국은 샹그리라 대화에 앞서 매우 비판적인 대중국 보고서를 발표했지만 이번에는 중국과의 대결 구도를 피하려는 듯 의도적으로 보고서를 3월 정시에 출간했다.

이와 관련,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은 “게이츠 장관은 아시아 지역의 세력균형에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

그는 중국에게 보다 투명해지도록 압력을 가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러나 게이츠 장관은 미국이 현재 이라크 전쟁으로 바쁘고, 중국은 지진복구로 매우 바쁜 이 시기에 중국과의 대립을 유발시키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순방은 또 미국이 중국의 대지진 피해 지역의 위성사진을 제공하는 등 구호지원을 하며 협력하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이는 과거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대만에 실수로 보낸 사건, 중국이 미사일로 수명이 다된 기상위성을 격추시킨 사건,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에 대규모 해군 핵잠수함 기지 건설 등을 놓고 중국과 대립했던 점과는 대조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린은 “많은 국가들이 중국과 엄청나게 경제적인 상호의존 관계를 맺으면서도 중국의 전략적 투명성에 대한 불신은 제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대중 전략은 매우 다중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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