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제재로 북한 체제 못바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압박이 고조되고 있으나 경제제재로는 북한 체제를 바꿀 수 없으며, 핵무기 개발을 비롯한 군사력 증강을 저지할 수 있는 효과도 제한적이라고 미국의 제재 문제 전문가가 17일 밝혔다.

미국 최고의 제재문제 전문가로 꼽히는 제프리 쇼트 미 국제경제연구소(IIE) 수석 연구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전쟁 이후 대북제재의 목표는 북한체제 변화에 맞춰져 왔지만 이는 전적으로 성공적이지 못했다(totally unsuccessful)”며 이같이 말했다.

쇼트 연구원은 북한의 군사력을 저해하거나 무기수출과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의 제재도 “북한체제로 하여금 이런 활동들을 못하도록 막지는 못했으며, 이를 지연시키거나 더 어렵게 하고 비용을 증가시키는” 제한적인 효과가 있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쇼트 연구원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이후 채택된 대북 유엔 안보리 결의와 관련, “사담 후세인에게 20세기의 가장 포괄적인 제재조치가 가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20억 달러가 넘는 물품들을 반입할 수 있었다”며 “이런 결의안들을 은밀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회피수단이 있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북 제재에 있어서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의 동참이 중요하지만 “대북 제재의 역사를 볼 때 광범위한 국제적 합의가 아주 어렵다”며 “북한체제가 아주 불안정하기 때문에 한국이나 중국같은 나라는 북한을 자극해 군사적 대응을 유발하지 않을까 하는 이해할만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재를 통한 북한의 잘못된 행동변화 유도에 대해 “대외 테러지원이나 화폐 위조를 중단시킬 수 있을 것이며, 최근엔 특히 마카오 금융제재 등에 대한 중국의 협력이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에 대해 ‘당근과 채찍’을 섞어 북한의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지난 10-15년간의 노력은 “안보를 최우선시하는 북한에는 두가지 모두 설득력을 갖지 못했고, 북한은 그들이 한 어떤 약속도 지킨 적이 없다”고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층의 해외 자산을 겨냥한 제재에 대해 쇼트 연구원은 “북한같은 체제에서는 스위스 계좌같은 곳에 재산을 숨겨놓은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내부 동요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제재를 통한 대북 경제압박도 “북한 경제 낙후의 가장 큰 요인은 북한의 경제정책 자체에 있으며, 국제교역이나 투자의 대상이 될 만한 상품이나 프로젝트가 거의 없기 때문에” 제재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개성공단 문제도 경제적 규모가 미미하기 때문에 이를 대북 정책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쇼트 연구원은 1974-1982년 미 재무부 관리를 지내면서 북한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대한 경제제재 문제를 직접 담당한 바 있으며, 이후 30여년간 경제제재와 국제 통상문제를 연구해온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1983년 ’다시보는 경제제재:역사와 당면정책’이란 저서를 냈으며, 이후 북한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대한 200여건의 경제제재 사례를 연구한 20여년간의 결과를 엮어 내년에 개정판을 출간할 예정이다.

그는 프린스턴대와 조지타운대학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으며 지난달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문제를 다룬 미 의회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 ’30여년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제제재로 이란의 핵개발을 막을 수는 없다’는 요지의 증언을 한 바 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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