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강경-온건파 ‘북핵 수수께기’…핵심은 ‘관여’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미국의 대표적인 매파(강경파)와 비둘기파(온건파)로 상징되는 두 학자가 공동 저술한 『북핵퍼즐』(따뜻한 손)에서 대북정책의 바람직한 방향은 ‘관여정책’이라고 입장을 같이 하면서도 세부적인 접근에 있어서는 또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까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국장과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를 역임한 빅터 차 조지타운 대학 정치학과 교수와 데이비드 강 다트머스대 정치학과 부교수가 함께 집필한 이 책에서 두 저자는 서문에서 자신들의 주장이 기본적으로 같다고 밝혔다.

두 저자가 동의한 ‘관여정책’은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를 번역한 것이다. 이 책을 번역한 김일영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게이지먼트는 관여.개입.포용으로 번역되지만 상대편 의지만 존중하는 포용과 자신의 의지만 관철하는 개입은 적절치 못해 상대와 자신의 의지를 포괄하며 변화까지 고려하는 ‘관여’로 번역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두 가지 점에서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그 하나는 여전히 북한 체제를 대폭 개혁하는 것이 목표라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한반도의 핵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는 미국의 지속적인 관심이라는 점이다.”

반면 두 저자는 북한의 핵개발 목표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또한 북핵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관여정책’이 대안이라고 보지만, 구체적 접근에 있어 ‘관여는 하되 조건 없이 해야 한다’는 것과 ‘봉쇄가 함께하는 조건부 관여’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다른 전망을 내놨다.

온건파인 데이비드 강은 북한이 핵 개발을 한 주된 요인을 미국의 위협정책 때문이라 말한다. 어느 정도 힘의 균형이 이뤄진 냉전체제가 붕괴되자 한반도에 작용하는 국제적 힘은 북한에게 불리하게 기울었고, 이에 맞서기 위해 북한은 자위목적 또는 억지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핵개발을 했다는 것이다.

클린턴 행정부 당시 미국은 대북 관여정책을 통해 북한의 모험적 책동(핵과 미사일 개발)을 어느 정도 동결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약속(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특히 부시 행정부가 다시 대북 강경책으로 돌아서자 북한이 핵 모험을 재개했다는 게 그는 설명한다.

따라서 결국 북핵문제의 근본 원인을 미국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을 위협하지 않는다면 북한도 핵 장난을 거둘 것이기 때문에 다시 관여정책으로 돌아가 북한과 협상하기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데이비드 강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강경파인 빅터 차는 ‘매파적 관여(hawk engagement)’정책을 주문한다. ‘당근'(인센티브)과 ‘채찍'(외교적 압력)을 조화롭게 구사하는 게 ‘관여정책’의 핵심이라는 것. 왜냐하면 북한은 여전히 위협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의 전력이 열세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도발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말한다.

북한은 전력이 열세여도 현 상황이 불리하다고 인식하면 할 수록 ‘두 배 따거나 아니면 모두 잃기’식의 서 모험적 행동에 나설 수 있다. 바로 지금의 북한이 바로 그런 처지이다. 따라서 북한이 이런 행동을 할 가능성까지도 염두에 둔 예방적 방어의 관점에서 관여정책을 펴야 한다고 빅터 차는 주장한다.

이 경우 ‘관여’는 봉쇄를 기반으로 한다. 봉쇄정책의 핵심인 ‘억지력’과 건실한 ‘방어능력’은 향후 대북정책에서 기본 요소로 남아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정책선택이 봉쇄냐 아니면 다른 어떤 정책이냐의 사이에서 이루어져서는 안 되고 이런 군사력을 외교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대북정책은 ‘봉쇄+외교적 고립화'(선의의 무시)내지 ‘봉쇄+압박’, ‘봉쇄+관여’ 중에서 선택되어야만 한다는 것이 빅터 차가 주장하는 매파적 관여정책의 핵심이다. 결국 두 저자는 관여정책에는 동의하지만 북한의 체제를 대폭 개혁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에 있어서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빅터 차 교수는 얼마 전까지만 해고 백악관에서 북한문제에 대한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에 옮긴 장본인이다. 현재 북한 핵시설에 대한 불능화 조치를 앞두고 있지만, 과연 이것이 두 저자의 주장들 중 어떠한 정책이 옳았음을 입증할 것인지는 앞으로도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도 북핵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포용정책’을 지지하는 쪽과 조건없는 포용정책으로는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여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북핵문제의 윤곽이 뚜렷하게 나올 것으로 보이는 내년 중순쯤 어떤 식으로 전개되어 있을지 ‘북핵퍼즐’을 통해 미리 하나씩 풀어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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