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강경론 득세조짐..6자회담 영향주나

한동안 잠잠했던 미국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북핵 6자회담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

특히 ‘무력대응 불사론’을 강조하는 강경파의 목소리 확산은 북미간 관계정상화가 본격화되는 것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심상치않은 기류변화로 받아들여진다.

당초 19일부터 열린 예정이던 북핵 6자회담 본회의가 내주 이후로 연기된 것은 단순히 중국측의 중유제공 지체보다는 북한의 시리아 핵물질 이전 논란 등 미국내 강경 분위기와 더 큰 연관이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중간선거 참패이후 숨어지내온 보수 강경파들이 최근 부시 대통령의 유화적 태도 변화에 불만을 품고 조직적인 언론 플레이 등을 통해 의도적으로 위기국면을 조성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 美 강경파 득세 분위기 = 미 정부내 보수 강경파들의 득세 움직임은 크게 두가지로 압축된다. 한가지는 북한과 시리아의 핵커넥션 의혹 제기이고, 다른 한가지는 미국 등 서방국의 이란 공습설이다. 전자는 이스라엘 정보관계자들이 제기한 것이고, 후자는 영국 언론이 집중 보도했다.

전자는 북한이 농축우라늄의 가능성이 높은 핵물질을 시리아에 넘겨 부시 행정부가 설정한 ‘레드 라인(금지선)’을 넘었다는 것이고, 후자는 이란이 끝까지 핵을 추구하는 극단적 상황에 대비, 주요 핵시설 등 2천곳에 대한 전격적인 공습을 준비하고 있다는 설이다.

특히 이란 핵문제에 대해서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퇴임한 영국이 한발짝 물러서 있는 반면, 최근 미국과 관계가 크게 개선된 프랑스가 부시 행정부에 적극 동조하는 양상이어서 국제사회 역학관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만약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다면 “이란이 이라크 사태를 계속 악화시키고, 핵확산 우려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는 점을 개전의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이란이 이라크 사태에 개입한 증거를 내세워 전쟁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라는 것이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이라크주둔 미군 사령관도 지난주 의회 증언에서 “이란이 이라크에서 대리전(proxy war)을 치르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 부시행정부 기류변화 있나 = 워싱턴 정보통들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강경파 거두인 딕 체니 부통령이 기지개를 켜고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영국 가디언지의 일요판 옵서버는 보수성향 워싱턴 싱크탱크 소식통을 인용, “대 이란 전쟁에 대한 지원을 준비하라는 체니 부통령의 지시가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부시 행정부 내에서 외교적 해결책을 추구하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서 이란 봉쇄와 군사적 공격을 주장하는 체니 부통령 쪽으로 균형추가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라이스도 체니의 전쟁 불사론을 완전 일축하는 것은 아니며, 필요할 경우 체니의 손을 들어줄 수 도 있으며 다만 부시 대통령이 개전 돌입전 의회와 충분한 사전교감을 통해 지지를 받아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과거 이라크 개전을 놓고 날카롭게 대립했던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과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을, 체니 부통령과 라이스 장관의 관계로 대비하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선데이텔레그래프는 “부시는 라이스를 만나 만약 전쟁 결심을 하게 되면 의회내 양당 지도자들을 만나 의미있는 대화를 나누겠다는 약속을 해줬다”면서 “이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라이스가 사표를 낼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 북핵 6자회담 영향줄까 = 미 일각에서는 여러 현실적인 제약에도 불구, 이란과의 전쟁은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없지 않다.

미 정부가 최근 이란 혁명수비대를 국제 테러단체로 지목한 것은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둔 정지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런 미국내 강경기류가 커지면 북핵 6자회담에 악영향을 줄 것은 뻔한 이치다. 다만 이란은 서방측의 핵프로그램 포기 요구를 줄기차게 거부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오히려 핵폐기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미-이란 위기설이 당장 북핵 문제에 악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도 “북한-시리아 핵물질 이전설이 6자회담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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