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 채택에 반발, 6자회담 불참과 영변 핵시설 재가동을 선언하자 미국 등 관련국들은 일제히 6자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북한의 조속한 회담 복귀를 촉구했다.
우리 정부는 이날 외교통상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금번 안보리 의장성명은 국제사회의 일치된 요구를 반영하는 것인바 북한은 이를 준수하고 6자회담에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논평은 “관련국들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6자회담을 통한 비핵화 및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백악관, 국무부를 통해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면서도 이를 위한 새로운 인센티브를 제공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핵 폐기를 위한 6자회담 불참을 선언하고, 핵프로그램의 재가동을 선언한 것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심각한 행보”라고 지적하고 “핵무기 추구를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포기하지 않으면 국제사회 일원으로 편입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이어 “6자회담은 북한에 대해 대화를 통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편입될 수 있는 최상의 길을 제시해 왔다”면서 “미국은 북한 및 주변국들과 6자회담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제거하기 위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우드 국무부 대변인 직무대행도 이날 “안보리 의장 성명도 6자회담 조기 재개와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 2005년 공동성명에 대한 완전한 이행을 촉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인센티브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북한은 6자회담을 통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받았다”면서 “북한이 그러한 인센티브를 수용하길 원하느냐 않느냐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그것은 북한의 문제”라고 말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에 새로운 인센티브 제공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우드 대변인 직무대행은 안보리 의장 성명 외에 또 다른 국제사회의 대응이나 한국과 미국, 일본 등 개별 정부의 조치가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다려 봐야 한다”고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북한의 태도에 “우리는 이를 유엔 안보리의 우려가 담긴 적법한 성명에 대해 행한 무익한 대응으로 보고 있다”며 절제된 입장을 밝혔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도 이날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강조하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성심껏 듣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일”이라 강조했다.
안보리에서 북한 입장을 고려해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며 결의안에서 의장성명으로 수위를 조절했던 중국과 러시아도 북한의 태도에 적지않게 당황한 모습이다.
러시아는 북한 외무성 성명 직후 외무부 성명을 통해 “북한의 조치는 지금까지 6자회담에서 이룩한 성과를 위태롭게 하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가 정한 목표를 이루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를 표했다.
러시아는 북한의 6자회담 불참 선언으로 새로운 대화 채널이 만들어져 러시아가 소외될 것을 경계하는 입장도 밝혔다.
성명은 “우리는 북한이 유엔 결의안을 준수하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기를 바란다”면서 “러시아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새로운 대화 틀을 만드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6자 회담 존속 입장을 밝혔다.
중국의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6자회담과 그 결과는 6개 당사국이 공동 노력을 기울여 이룩한 소중한 산물”이라며 “각 당사국은 냉정하고 절제된 태도로 장기적이고 대국적인 관점에서 6자회담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이러한 반응은 당분간 냉각기를 거칠 것이지만, 결국 협상에 의해 풀릴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되며, 한·미·일에 대해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외무부도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이 6자회담과 비핵화에 참여하도록 계속 촉구해 왔다”며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대화 참여와 비핵화 절차를 재개하도록 계속 촉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