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핵 포기때까지 여전히 ‘악의 축’ ”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 이란을 여전히 ‘악의 축(Axis of Evil)’의 일부로 믿고 있다고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이 21일(현지시각) 밝혔다.

페리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핵폐기로 다가가는) 북한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반면 “이란은 우라늄 농축 포기의 반대급부로 제시된 인센티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이 두 나라를 여전히 ‘악의 축’으로 여기고 있냐’는 질문에 “그들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게 포기할 때까지는 우리는 그들을 (‘악의 축’이라는) 카테고리에 남겨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부시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2002년 국정연설에서 이란과 북한, 이라크 등은 미국과 우방을 위협하는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들 국가를 ‘악의 축’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 중 이라크에 대해서는 2003년 군사공격을 감행했고, 이란과 북한과는 핵무기 폐기 등과 관련한 다자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편,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에서 성사될 미-북 외무장관의 회동은 부시 정권의 ‘악의 축’ 정책의 진화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AFR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아시아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회의장에서 만나게 될 박의춘 북한 외무상에게 “북한의 (핵폐기) 의무가 완료되고 검증체계가 정말로 수립돼야 한다는 매우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21일 밝혔다.

2005년 국무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북한 외무상을 만나는 라이스 장관은 “검증체계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를 정확하게 검증할 수 있도록 신뢰를 주는 것이야 한다”며 “고농축우라늄(HEU)을 포함, 모든 핵프로그램에 대해서 북한이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과 박의춘 외무상은 ‘비공식 6자회담 외무장관 회의’ 중간에 별실에서 회동하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양자회담을 갖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