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핵확산 이어 불능화 방법도 쉬쉬?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불능화 작업이 내달 1일부터 본격 착수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불능화 방법을 놓고 조만간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이를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 11~18일 핵 전문가들을 이끌고 방북했던 성 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은 북측과 협의를 통해 영변 5MW원자로와 방사화학실험실(재처리시설), 핵연료봉제조공장 등 3개 핵시설에 대한 연내 불능화 방법과 관련해 입장 차이를 거의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문가 그룹이 북한을 방문해서 구체적 불능화 조치에 대해 북측과 원만히 협의했다”면서 “이러한 사실상 합의가 조만간 이행단계에 들어가고, 불능화 조치에 상응해 한국 미국 등 다른 나라가 취할 조치에 대해서도 착실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6자회담 ‘10.3 합의’에서 약속한대로 북핵 불능화 전문가팀이 권고하는 불능화 방안을 수석대표들이 채택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수석대표들이 직접 모이거나 외교 경로를 통해 확정할 방침이다. 불능화 방안이 확정되는대로 미국 중심의 불능화 기술팀이 방북해 실질적 불능화에 착수한다.

하지만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불능화 방법’에 대해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비공개 방침이 낮은 단계의 불능화에 대한 대외적 비판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북한과 시리아의 핵커넥션 내용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 24일 미국 언론의 북한과 시리아간 핵협력 의혹 보도들에 대해서 “코멘트할 수 없다”고 거듭 말했다. 다만 “우리는 북한이 국내 핵활동은 물론 확산활동도 하지 않기를 기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만 강조했다.

북핵 불능화 수준과 관련해선 이미 불능화 이행 후 복구에 기술적으로 1년가량 소요되는 ‘낮은 단계의 불능화’를 채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었다.

이는 불능화 수준을 두고 북한과 말싸움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올 연말까지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를 완료해 내년 초에 본격적인 핵폐기 협상에 들어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18일 국정감사에서 “불능화를 철저하게 하기 위해 몇 달 더 교섭하기 보다는 핵폐기를 앞당기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임기내 성과에 집착해 비핵화 2단계 로드맵을 무리하게 짜맞추려 할 경우 북핵 협상은 북측의 의도대로 끌려갈 가능성이 점점 커진다는 지적도 고개를 들고 있다.

미 몬트레이대학 비확산연구소의 신성택 교수는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을 고려할 때 불능화 수준은 생색내기용의 제한적인 방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VOA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신 교수는 “연료봉을 제거하고 콘크리트를 붓는 방식은 3년 내 재가동이 불가능하지만 연료봉 제거에만 3개월이 걸리므로 앞으로 다달 안에 이런 방법으로 완료할 수 없다”며 “연료 제어봉 모터의 기어를 망가뜨리는 방법이 사용될 것이라는 보도가 있는데, 이 방법은 한 달이면 원상복구가 가능하다”고 우려했다.

6자회담 러시아 측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로 로슈코프 외무차관은 23일 “(북한 영변 핵시설의) 높은 오염 수준 때문에 영변원자로를 당장 불능화하는 건 어렵다”면서 연내에 불능화가 완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불능화 수준에 대한 우려 속에서, 힐 차관보는 23일 국무부에서 6자회담 일본측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회담한 뒤 불능화는 “핵시설을 어떻게 쉽게 되돌릴 수 없도록 하느냐 하는 아주 복잡하고 기술적인 작업”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있다”면서 “다음 팀이 11월 1일 그곳(영변)에 들어가 불능화 단계가 실제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혀 불능화 수준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어느 정도 불식했다.

현재 미북간에 논의되고 있는 불능화 수준 ‘1년 내 복원 불가’ 방안이 유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는 언제든지 북측의 의도에 따라 복구가 진행될 수 있어 북한의 ‘판깨기’를 방지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미국이 북측과 합의한 불능화 방법에 대해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연내 불능화 완료를 위해 제염 작업 등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3개 핵시설의 핵심부품을 골라 제거해 북한 내에 보관하되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이 특별관리 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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