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테러지원국 유지는 정치적 압력수단”

러시아 출신 호주인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초빙교수는 2일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여기는 것은 또 하나의 정치적 압력수단”이라고 주장했다.

란코프 교수는 이날 서울 정릉 국민대학교 연구실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미국이 ‘2006년 테러보고서’를 통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유지한데 대해 “북한을 객관적으로 보면 테러지원국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이 같이 강조했다.

이런 주장은 그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체제를 민중의 인권을 탄압하는 독재정권이라며 강한 반감을 보여온 학자라는 점에서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북한은 미얀마 랭군(양곤) 테러(1983년)와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1987년) 등 테러를 지원했거나 100% 개입돼 있는 사건이 많다”면서도 “하지만 KAL기 사건 후 20년간 테러지원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테러지원국에 남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살인적인 독재국가인데도 불구하고 테러지원을 그만뒀고, 여전히 잠재적인 국가로 볼 수는 있지만 그런 나라는 북한 말고도 너무 많다”면서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남겨둔 결정은 객관적인 이유보다 정치 때문에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북한이 2.13합의 이행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면 테러지원국 해제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은 정치적으로 결정하지 말고 5∼10년 전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삭제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란코프 교수는 구(舊) 소련의 레닌그라드 국립대를 거쳐 1980년대 김일성종합대 조선어문학과에서 공부한 뒤 ‘북한현대정치사’, ‘스탈린에서 김일성으로’ 등 저서를 펴낸 북한 전문가이며, 호주 국적을 갖고 호주 국립대 교수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말 사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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