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정권 붕괴 대비 시나리오 작성중

미국이 북한의 체제 붕괴에 대비하기 위해 국방부 차원의 정책 시나리오를 작성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내년 초 의회에 제출할 ‘4개년 국방정책 보고서(QDR)’ 준비 과정에서 북한 정권붕괴(regime collapse) 변수 등을 상정한 11가지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CSIS를 통해 일부 공개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5개 이슈팀을 구성해 북한 정권붕괴 가능성 등의 변수를 검토하면서 QDR의 뼈대를 만들고 있다.

지난 1997년부터 도입된 QDR은 미국의 국방전략, 군 현대화 계획, 국방예산 등을 4년 단위로 작성하는 핵심 전략 보고서로 미국이 현재 직면하고 있거나 미래에 마주하게 될 위협을 파악해 맞춤형 국방전략을 짜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북한 정권 붕괴 가능성은 파키스탄 내 핵무기에 대한 통제 상실,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작전수행 등과 함께 제1 이슈팀에서 다뤄지고 있다. 미 정부 기관이 북한 정권 붕괴 문제를 국방 정책의 첫 번째 이슈로 다룬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2 이슈팀은 중국과 대만, 러시아와 발트해 연안국간의 갈등 문제와 더불어 핵무장을 하게 될 이란을 시나리오로 다루고 있다. 제3 이슈팀은 미국 본토방위, 민간지원, 사이버공격, 재난관리 문제를, 제4 이슈팀은 전 세계적인 미국의 군사배치 조정 문제를, 제5 이슈팀은 국방부 내부 업무 효율성 제고 문제를 각각 검토하고 있다.

이 외에도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제임스 매티스 미 합동참모부 장군 등을 책임자로 별도의 ‘레드 팀’을 구성해 QDR 작업을 병행하고 있는데, 여기서도 ‘북한의 핵도발에 따른 미국과 북한의 대치상황’을 7개의 ‘치명적 시나리오’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은 오바마 정부 들어 북한의 정권 붕괴 사태에 대한 구체적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해 실제 상황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미 국방부와 국무부 고위 관리들은 북한 급변 사태에 관한 대비책이 준비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이 지난 8월 비공식적으로 중국에 북한 정권 붕괴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는 등 북한 정권의 미래와 이에 따른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보 환경을 둘러싸고 미중간 물밑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미국이 북한 붕괴 가능성을 현실 가능한 시나리오로 상정하고, 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더하고 있는 이유는 김정일의 건강 이상과 후계 세습의 불안정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북한 후계문제와 그로 인한 북한 체제 위기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한 데 이어 티머시 키팅 미국 태평양사령부 사령관도 김정일 사망과 권력승계 과정 등에서 불안정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여러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