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이행조치에 ‘HEU 검증’ 포함”

미국은 6자회담 개최 후 북한이 우선 이행해야 할 조기 조치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사안으로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HEU) 프로그램에 대한 ’확실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특히 HEU에 대한 검증작업을 북한의 ’핵폐기 의지’를 시험하는 일종의 잣대로 상정하고 있다고 복수의 정부 소식통이 22일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에 대해 핵폐기의 단계적 절차(동결→신고→검증→폐기) 가운데 ’동결과 신고’에 해당하는 조치가 담보되어야 이른바 에너지 지원과 관계정상화 등 ’호혜조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요구하는 조치에는 영변 5㎿ 원자로와 방사능화학실험실 등 관련시설의 가동을 중단하는 것과 함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그리고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와 그 관련 프로그램의 자진신고 등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미국이 이 가운데 북한의 핵폐기 의지의 진정성을 시험하는 잣대는 (북한이 신고할)핵무기 및 관련프로그램 대상에 HEU가 포함돼있는 지 여부”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24일 “(북한은) 제네바 기본 합의서의 잉크가 마르자마자 우라늄 농축 핵프로그램을 시작, 미국을 기만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최근 들어 북한이 미국에 HEU 프로그램의 보유를 확인해줬다는 것을 놓고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들을 보았다”면서 “내가 보장 하건대 그 당시 미국 대표단은 북한측으로부터 HEU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 확언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2002년 10월 평양에서 제임스 켈리 당시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등 북한 관리들과 만난 상황을 설명한 것이다.

북한은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20여기를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르 칸 박사로부터 제공받았으나 우라늄 농축 기술을 개발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북한은 HEU 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인해 왔으며 최근 핵실험은 플루토늄을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은)만일 북한이 HEU의 존재를 부인한다면 파키스탄으로부터 수입한 원심분리기가 현재 어디에서 무엇을 위해 쓰이고 있는 지를 분명히 소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1994년 클린턴 행정부 당시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낸 양자 협상이 북한의 HEU 프로그램 개발 등 약속 불이행으로 실패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정부소식통들은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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