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시리아 核지원’ 결론…최종압박?

미 중앙정보국(CIA)이 직접 북한-시리아 핵협력 의혹과 관련해 24일 비공개로 대(對) 의회 브리핑을 갖기로 했다.

이번 브리핑은 미∙북이 ‘싱가포르 회담’을 통해 북핵 프로그램 신고문제에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열리게 됐다. 하지만 자칫 북-시리아 핵 협력설이 미국 의회 및 여론에 논란이 될 경우 핵 신고와 6자회담의 진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CIA는 상원과 하원 정보위원회 및 유관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시리아의 핵개발 의혹 및 이 과정에서 북한의 협력 의혹에 대해 이날 브리핑을 통해 설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비공개로 실시될 이 브리핑은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제공받은 정보 등을 토대로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이 이뤄진 전후 사정과 시리아의 핵개발 과정에서 북한의 협력 의혹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CIA는 이스라엘이 시리아 핵 시설을 폭파시킨 순간까지 북한 노동자들이 핵 시설 설립에 참여하고 있었다며, 북한은 시리아에 원자로가 건설되기 전후로 핵 지원을 했다고 결론지었다고 AFP통신이 미국 행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이 관리는 “만약에 시리아의 원자로가 완성됐다면 그 원자로는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생산능력을 갖췄겠지만, 그렇게 되기 전에 파괴됐다”면서 “원자로에 연료가 채워져 작동되기 전에 원자로는 기능을 상실했고, 그 원자로는 전력 생산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 동안 플루토늄∙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함께 핵신고의 중요 내용으로 분류됐던 ‘북-시리아 핵 협력설은’ 북한의 ‘전면 부인’과 미 행정부의 핵 신고 진전을 위한 양보조치에 따라 ‘뒷전’으로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WSJ도 앞서 공화당 내부에서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을 위해 북한이 핵개발에 협조했다는 의혹을 눈감으려 한다는 비판론이 제기됐었다고 전했다.

실제 미 행정부와 의회는 이 문제를 두고 대립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도 “이번 브리핑이 그간 수개월에 걸친 의회의 요구에도 불구, 정부 차원의 설명이 미진해 야기됐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미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정부는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이 시리아를 공습한 사건 및 시리아와 북한의 연계 의혹과 관련한 의회의 설명 요구에 대해 최근까지 일절 응하지 않았다. 북-시리아 핵협력설이 불거질 경우 마무리 과정에 와 있는 핵신고에 악영향을 우려한 것.

이에 따라 이날 브리핑도 비공개로 추진된다.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브리핑 실시에 대해 “행정부는 국가안보와 첩보 문제를 의회 의원들에게 주기적으로 알려주고 있다”며 원칙적인 답변만을 내놓았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도 23일 정례브리핑에서 “6자회담이 담당하고 있는 한 부분이 확산문제와 관련된 것이며, 그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이어 “핵 신고서에 (핵확산 문제도)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비공개로 진행되기는 하지만 언론 등을 통해 대중에게도 알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여론의 향배에 따라 향후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추진에 중요 변수로 작용할 개연성도 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시리아 핵의혹과 관련해 언제쯤 국민이 관련정보를 듣게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조만간(soon)”이라고 답한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

일단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핵신고 협상과정에서 ‘북한에 너무 양보한다’는 의회 내 비판을 받아온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브리핑을 통해 미 행정부가 의회 내 불만을 해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칫 이번 브리핑을 통해 두 나라간 협력의혹이 ‘물증’으로 드러난다면 그간 시리아에 대한 확산의혹을 부인해 왔던 북한의 반발이 예상돼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려는 6자회담에도 일정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데일리엔케이’와의 통화에서 “이미 미북이 ‘잠정합의’를 했기 때문에 브리핑을 하더라도 핵 신고서 내용에 포함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따라서 의회나 여론의 비판이 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잡음이 일겠지만 일단 부시 행정부가 핵신고를 받고 검증을 철저히 하겠다는 데 집중하고 있고, 의회에서도 ‘철저한 검증’을 요구할 것”이라면서 “의회도 결국 북한의 핵신고와 행정부의 검증 절차 협의를 지켜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현 시점에서 브리핑은 싱가포르 잠정합의를 완전히 뒤집기 위한 것보다는 북한의 핵신고서 제출에 압박을 가하는 효과로 활용, 검증 협상을 제대로 하기 위한 ‘협상 레버리지’로 활용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군비통제실장은 “그 동안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시리아와 북한 핵협력설과 관련해 대결구도를 형성해 왔다”면서 “미 행정부는 핵 신고 진전을 위해 북-시리아 핵협력설을 덮고 넘어가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연구실장은 “브리핑에서 특별한 정보가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하면서 “이번 브리핑이 북한에 ‘미국 내 여론이 이렇다’는 메시지를 주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현재 진행되는 플루토늄 신고 문제나 6자회담 진전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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