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변화 이끌 新개념 6자회담 모색”

지난해 12월 방북해 미·북 양자대화를 가진 바 있는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동북아시아를 순방할 예정이어서 6자회담과 관련한 대화 재개를 위한 관련국들의 물밑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최근 한·미·일 세 나라를 방문한 데 이어, 지난주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한 직후 보즈워스 대표의 방한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는 최근 북한과 중국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평화공세를 적극화하면서 한반도 국면에 미묘한 변화기류가 감지되고 있어 이번 보즈워스 대표의 행보는 대화를 재개하려는 신호로 받아드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즈워스 대표는 12∼14일 서울을 방문하는 데 이어 14∼15일 도쿄, 15∼16일 베이징을 차례로 방문할 계획이며, 성 김 북핵 6자회담 특사와 대니얼 러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보좌관도 동행할 예정이다.


현재 한미는 ‘북한이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를 보이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당초 ‘선(先)천안함 후(後)6자회담’ 기조에서 ‘투트랙 접근’ 방침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북한과 중국 역시 각각 ‘6자회담 재개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처럼 6자회담 핵심 당사국들의 행보가 연이어지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대화 재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물론 비핵화를 위해 대화를 해야 한다는 북중의 입장에 한미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어 표면적으로는 당장 대화재개가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한미가 대화재개에 대한 전제조건을 강조하면서도 북중의 평화공세에 전술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국면전환 가능성도 동시에 점쳐지고 있다.


한미 입장에서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도 중요하지만,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프로세스도 언제까지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의장국인 중국과 당사국인 북한의 대화 재개 행보를 한미가 언제까지 ‘무시’할 수는 없다는 관측이다. 보즈워스 대표의 행보도 같은 맥락으로 읽혀진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장 북한과 직접적 대화가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대화 재개를 위한 분위기 조성 단계’, ‘대화 시동 걸기 단계’에 접어들어 관련국들의 발 빠른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천안함 폭침에 따른 대북조치가 사실상 일단락되고, 비핵화를 위한 대화재개 초입에 들어왔기 때문에 ‘선(先)천안함 기조’를 정부가 계속해서 고수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북중과 미국이 비핵화를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도 보조를 맞춰 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천안함 문제의 해결만을 고수하고 6자회담 재개를 거부하면, 한국이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제재국면을 벗어나 대화를 위한 ‘시동걸기’ 단계에 접어들은 만큼 정부도 적절한 선에서의 전술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 전문가도 “세계전략 구도가 미중간 대립에서 협력하는 구도로 바뀌고 있고, 북한도 경제난과 홍수 등의 악재와 중국의 6자회담 복귀 종용에 대화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조성됐다”면서 “특히 한미의 입장에서도 G20(주요 20개국 회의) 전에 한반도가 긴장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대화 제스처를 보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한으로 대화 재개를 향한 움직임이 가속화 될 것”이라면서 “미국은 북한의 진정성 있는 변화를 촉구하는 한편, 한국에게도 ‘대화재개에 나가자’라는 권유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교 교수는 “핵문제 해결은 국가안보 차원에서의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위한 대화모색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현 한반도 상황은 대화 가능성을 모색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의 대화 재개를 위한 노력은 기존 6자회담을 뛰어넘는 새로운 개념의 회담 틀을 만들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고 분석했다.


대북 소식통은 “그동안 미국이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은 북한의 행동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6자회담 틀을 만들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북한이 대화하고 싶으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안하는 그런 형식의 6자회담을 미국은 지양하고, 달라진 6자회담을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미국은 현재 대화재개 가능성 등의 환경에 대해 점검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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