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미사일 발사는 北측에 불리”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시험발사 준비 움직임에 대한 미 정부의 공식, 공개 반응은 싸늘할 정도로 ‘차분’하다.

지난달 19일 첫 보도단계에서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이 “실제로 발사한다면 9. 9 공동성명의 문구와 정신을 위배하는 것”이고 “국제사회에 정말 우려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과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5일 CNN과 인터뷰에서 “북한에 나쁜 생각일 것”이라고 말한 게 전부다.

그러나 익명의 정부 관계자 말을 통해선 발사 준비 움직임 진척도가 실시간으로전해지면서 15일 오후엔 마침내 주말 발사 가능성 경고와 유엔 안보리 제재 경고까지 나왔다.

지난해 5월 북한의 지하 핵실험 준비설이 급속히 확산될 때, 익명의 관계자 말을 인용한 뉴욕타임스의 ‘관람대’ 설치 보도가 위기의식을 한껏 고조시켰었다.

당시 미국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케이 전 이라크서베이그룹(ISG) 단장은 북한이 “6월15일 안에 핵실험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단언하기도 했었다.

이를 기억하는 미국 전문가들은 이번 미사일 발사 준비 움직임 자체에 대해선 의심하지 않으면서도 실제 발사할지에 대해선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외신에 보도된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들의 말도 면밀히 뜯어보면, 발사대에 미사일 설치, 연료 주입, 카운트 다운을 거치는 발사 단계로 볼 때 기술적인 측면에서 주말 발사가 ‘가능’하다고 얘기한 것이지 북한의 발사 의지에 대해 언급한 것으론 보이지 않는다.

북한이 실제 발사할지에 대해선, 북한이 계산에 밝다면, 시험발사를 통해 얻으려는 이익보다 실이 더 클 것이기 때문에 시위에 그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많다.

다만 북한에 다른 계산법이 있을 수 있다는 점때문에 이러한 전망을 자신있게 주장하지는 못하고 있다. 북한은 미사일 시험발사로 북핵 6자회담을 엎어버리고, 북미 양자 담판론을 미국내에서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기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시 행정부는 그러나 클린턴 행정부 때의 북미 양자대화의 효용성을 부인하고 6자회담이라는 다자해결 방식을 취한 것을 자랑해온 마당에, 6자회담이 사실상 탈선하더라도 대북 정책 실패론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 이를 공식 폐기하지 않고 안보리라는 다른 다자 논의의 장으로 옮기기만 할 가능성이 더 크다.

이와 관련, 로버트 졸릭 미 국무부 부장관이 최근 방미했던 반기문(潘基文) 외교장관에게 ‘대북 안보리 제재’ 입장을 전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한 외교소식통은 “정확한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그 방안이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여러 조치들 중 하나일 수는 있다고 말했다.

미 하원 국제관계위의 데니스 할핀 전문위원은 이날 한 강연회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부시 행정부가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를 대이란 협상안과 같은 새로운 대북 접근법의 증발 ▲부시 행정부내 대북 강경파 입장 강화 ▲오는 29일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대북 강경책 발표 ▲일본 차기 총리에 대북 강경파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의 당선 기정사실화 등 북한에 나쁜 일만 일어날 것이라며 “북한이 합리적이라면” 발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외교가와 언론계, 기업계에 널리 알려진 정보지 ‘넬슨 리포트’의 크리스토퍼 넬슨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특히 그동안 북한을 도왔던 한국과 중국을 크게 거스르고, 대북 제재에 동참하라는 미국의 압력에 두 나라를 약하게 만들 것이라는 점에서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의 실책이 될 것으로 봤다.

이태식(李泰植) 주미대사가 1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이 있으며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한 것이 미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이 대사는 “북한이 마지막 순간에 마음을 바꿀” 가능성도 덧붙여 북한의 ‘합리적 계산’을 기대했다.

한편, 지난해 지하 핵실험 준비설 때는 미국 언론이 미 정부 관계자들 말을 인용, 위기의식을 높이고 한국 정부측은 준비설을 부인하면서 진화하는 쪽이었던 데 비해 이번 미사일 발사 준비 움직임에 대해선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미국, 일본, 중국 정부보다 더 강한 경고를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외교소식통은 한국 정부 관계자들의 관련 언급들을 “중구난방”이라고 표현하며, 주도면밀하게 잰 듯이 통일된 입장만 내놓고 있는 일본과 대비시키기도 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 등 주요 신문들은 15일까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움직임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고 있어 지하 핵실험설 때와의 이런 차이의 배경과 중국의 침묵 의미도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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