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대기근 가능성 주시…식량지원 할수도”

미국은 북한에서 내년에 대기근이 재발할 위험이 있다는 북한 현지 활동 비정부기구(NGO)들의 잇따른 경고에 북한 식량 사정 파악에 나서는 등 식량지원 재개 필요성에 적극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인권.지원단체인 ‘좋은 벗들’의 법륜 스님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워싱턴을 방문, 미 정부 관계자들을 면담해 대북 인도적 지원을 요청한 결과 미 정부도 북한의 대기근 재발 가능성을 주시하면서 수개월전 요청 때보다 식량지원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법륜 스님은 7일 전화통화에서 자신이 면담한 캐슬린 스티븐스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와 존 브라우스 미국제개발처(USAID) 북한 담당관은 “북한의 식량사정이 열악하다는 것에 대해 우리도 우려하면서 지켜보고 있다”며 “북한이 식량지원을 요청하거나 지원식량이 가장 취약한 계층에 제대로 공급되는 것을 확인할 모니터링이 허용되면 대량의 식량을 지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대북 식량지원은 요건만 갖춰지면 “6자회담과 관계없이” 이뤄질 수 있다며 모니터링이 관건임을 강조했다.

법륜 스님은 북한 현지에서 활동하는 좋은 벗들 관계자들의 곡물 수확량 보고를 토대로, 흉작, 수해, 비료부족 등으로 인해 올해 수확량이 지난해의 절반인 220-250만t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추계되며, 이럴 경우 내년 2월이면 식량값이 폭등하고 아사자가 대량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미 정부측에 설명했다.

법륜 스님은 모니터링 문제는 북.미 사이에 접점을 찾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지난해 북핵 6자회담의 교착상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북한 당국이 유엔기구와 NGO의 상주요원들을 대폭 줄일 것 등을 요구하자 당초 예정분의 절반만 지원한 채 중단했었다.

법륜 스님은 한편 함북 회령 남문시장에 대한 이용규제로 주민들이 항의시위를 벌이고 당국과 충돌로 1명이 숨졌다는 일본 언론보도에 대해 “현지에서 파악한 바로는, 영세시장들을 통폐합해 성천중학교 자리로 옮겼는데, 함북도에서 이 학교 인근에 김정숙(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모)의 동상이 있는 점을 들어 재이전을 지시하자 이미 매대 사용료 5만원씩을 냈던 상인들이 불만을 나타내기는 했으나 집단시위로 발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법륜 스님은 “회령시 인민위원회도 재이전 지시에 이의를 제기, 함북도측이 이 시장을 2-3년 연장 운영한 뒤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했다”고 설명하고 “성천중학교 부지의 새 시장으로 옮기기 전날인 10월26일 시장관리원과 여성 상인들간 언쟁 끝에 여성 상인들이 관리원을 폭행해 보위부 조사를 받은 사실도 있으나 역시 시위 수준은 아니었으며 사망설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