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김 부상 ‘이례적’ 철통 경호

미국 정부가 4년 5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공식 양자회담을 위해 방미한 김계관(金桂寬) 북한 외무성 부상 일행에 이례적인 철통 경호를 제공하고 있다.

미 정부는 김 부상 일행이 1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한 직후부터 국무부 소속 외교경호실(DSS) 요원을 파견해 24시간 밀착 경호를 하고 있다.

김 부상은 지난 2000년 10월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워싱턴을 방문했던 조명록 차수 이후 미국을 방문한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이며 2.13 베이징 합의 이후 북미관계가 개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을 방문, 미 정부의 배려가 예상됐지만 배려 수준이 예상 밖이라는 것.

김 부상은 지난 2000년 조명록 차수의 워싱턴 방문 직전에도 지금과 같은 북한 외무성 부상의 직책을 가지고 찰스 카트먼 당시 한반도 평화회담 특사와 이른바 뉴욕회담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적이 있었으나 그 당시에는 단 한 명의 미국 경호원도 따라 붙지 않았었다.

미 정부는 그러나 이번에는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김 부상 일행을 위해 리무진을 제공하고 다수의 경호원은 물론 리무진 경호를 위해 경호차량, 경찰차량, 경찰 모터사이클까지 동원했으며 고속도로까지 차단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

공항에서도 북한 대표단 가운데 일부를 내보내 취재진의 시선을 분산시킨 뒤 김 부상 일행을 국내선 출구를 통해 빼돌리는 치밀함을 보여 김 부상 일행이 뉴욕 일정을 시작했음에도 샌프란시스코 내에서의 행적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뉴욕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미 정부는 2일 저녁 존 F. 케네디 공항에 도착한 김 부상 일행을 공항터미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차량에 탑승시켜 이동, 취재진의 접근을 원천봉쇄했다.

미 정부는 기내에서도 동승한 취재진의 접근을 철저하게 차단했으며 이를 무시하고 김 부상에게 접근을 시도한 취재진을 붙잡아 조사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상 일행에 대한 경호는 지난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역시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워싱턴을 방문한 당시 북한 권력서열 2위 조명록 차수에게 제공됐던 경호 수준과 비교할 때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외교가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 외교 소식통들은 북한이 비수교국이란 이유로 미국 정부가 경호 수준을 강화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김 부상 일행에 대해 최대한의 예우를 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장관급도 아닌 김 부상 일행을 위해 고속도로까지 차단한 것이나 일반인 출입 심사를 피해 곧바로 비행장으로 이동시킨 것 등은 이례적이라면서 웬만한 나라의 국가원수급에 해당하는 경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말했다.

이들은 북한이 ‘악의 축’과 ‘폭정의 전초기지’ 같은 용어에 크게 반발했던 것을 알고 있는 미 정부가 북한의 체면을 최대한 살려주기 위해 김 부상에 대한 경호를 이례적으로 강화한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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