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국제금융기구 가입’이 핵폐기 협상카드”

북한은 미국에 의한 테러지원국 지정이 해제된 이후에 국제금융기구 가입 등을 요구할 것이며, 미국은 북핵 3단계 협상에서 이를 대북 협상의 레버리지(지렛대)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장형수 한양대 교수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4일 발간한 ‘북한경제리뷰’ 6월호를 통해 “북한이 적성국 교역법 적용 제외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로부터 얻는 직접적인 효과는 단지 상징성 뿐이며, 제재해제의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미국 의회의 동의가 필요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이어 “미 국무부의 대북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는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의 큰 걸림돌을 치운 것이지만 모든 걸림돌을 다 처리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IMF,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 국제금융기구 가입 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미국의 입장”이라며 “미국은 6자회담 2단계에서 북한이 제출하는 신고서를 검증하기 위한 ‘검증 메커니즘’의 확립도 중요하지만 이와 더불어 3단계 협상을 위해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이라는 대북 레버리지를 유지하고 싶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북한은 적성국 교역법 적용 제외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넘어서 국제금융기구 가입 여부를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종식’ 의지의 상징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과 일본을 압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북한이 국제금융기구에 가입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받아들이는 대신에 체제와 정권의 안정을 위해서 국제금융기구와 최소한의 접촉만 허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관측했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도 ‘북한경제리뷰’를 통해 “테러지원국 지정이 해제된다고 해도 북미 관계에서 북한의 지위가 정상국가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미 정부로부터 중복적인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2008년 초 현재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는 모두 42건이며, 이 중 테러 관련 제재가 16건으로 최대이며, 공산주의 체제 관련 10건, 대량살상무기 확산 관련 7건, 외교정책 일반 3건”이라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대북 제재 중에서도 가장 정치적이며 포괄적 효과를 갖는 조치 중 하나가 테러지원국 지정이기 때문에 북한도 테러지원국 해제를 북미관계 개선에서 상징성과 효과성이 가장 큰 조치로 보고 그 해제에 집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요구하는 최고의 경제적 이유는 이것을 자유로운 국제 경제활동의 기초로 보기 때문”이라며 “북한은 비핵화에 협조하는 대가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에서 나아가 국제금융기관 가입에 대한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북한이 테러지원국 목록에서 해제된다고 하더라도 단기간 내 국제금융기관이 요구하는 가입조건과 융자자격을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는 북한 체제의 특수성과 역량부족 때문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북한의 노력과 역량강화를 위한 외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테러지원국 해제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북한이 추가적인 개혁개방 조치를 취해야 하며, 북한의 국제개발과 금융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국제협력프로그램이 가동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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