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31일(현지시간) 북한의 전날 서해에서의 대규모 해상사격훈련은 명백한 도발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행동은 위험하고 도발적”이라며 “북한의 지속적인 위협과 도발이 역내 긴장과 스스로 고립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니 대변인은 “북한의 30일 성명 내용을 봤으며 어떤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 및 1874호에 대한 중차대한 위반”이라고 지적한 뒤 “북한 측에 국제 의무를 준수하고 지역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를 삼갈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도 이날 북한의 도발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스스로 고립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머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국은 긴장을 더 고조시키는 북한의 의도적인 결정을 강한 우려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북한 당국에 지역 평화와 안정을 불필요하게 위협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며 이런 종류의 도발은 국제사회의 결의만 다지고 북한의 고립을 심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은 선택권이 있다. 긴장을 더 끌어올릴 수도 있고 국제 의무를 준수하면서 국제공동체에 복귀할 수도 있다”며 “불행하게도 우리가 최근 목격한 것은 전자였다”고 지적했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도 같은 날 정례 브리핑에서 “커티스 스카파로티 주한미군사령관으로부터 오늘 오전 북한의 도발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며 “북한의 행동은 위험스러우며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헤이글 장관은 “북한은 도발적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다음 주 중국 방문 때 이 문제를 분명히 협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내달 7일 국방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하는 헤이글 장관은 창완취안(常萬全)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 등 중국 측 고위 관계자 등과 만나 한반도 상황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31일 대규모 해상훈련을 감행하며 서해 5도 인근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총 500여 발의 해안포와 방사포를 발사했으며, 이 중 100여 발이 우리 측 NLL 수역에 떨어졌다.
북한의 포탄이 떨어진 위치는 백령도 동북쪽 해상에 집중됐고, 이는 지난 27일 우리 해군이 북한 어선을 나포한 지점이다. 우리 측 해상으로 떨어진 포탄에 대해 군은 ‘3배 응징’ 원칙에 따라 K-9 자주포로 포탄 300여 발을 대응 사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