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테러지원국 해제…핵불능화 재개

미국 국무부는 11일(현지시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며, 이에 따라 북한은 핵불능화 작업에 복귀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핵프로그램 검증 체계를 둘러싼 대립으로 북한의 핵불능화 조치 원상복구로 치닫던 북핵 문제는 일단 ‘불능화 2단계’ 마무리 과정으로 복귀하게 됐으며, 미북간 핵검증 합의를 추인하기 위한 6자회담도 조만간 열릴 전망이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국무부에서 성 김 북핵특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추구했던 모든 요소가 핵검증 패키지에 포함됐다”며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방침을 밝혔다.

이번 합의는 지난주 사흘간 북한을 방문했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조지 부시 대통령의 최종 승인도 이뤄졌다.

합의에는 북한이 과거에 추출했던 플루토늄 양에 대한 검증뿐만 아니라 우라늄농축프로그램 및 핵확산 활동 등에 대한 검증이 포함됐으며, 이를 위해 북한이 신고한 시설에 대한 전문가들의 방문 검증이 가능하도록 했다는 것이 미 국무부의 설명이다. 다만 북한의 미신고 핵관련 시설에 대해서는 미북 상호 동의하에 검증이 이뤄지도록 규정해 향후 검증 이행과정서 미북간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와 함께 6자회담 당사국 전문가들의 검증과정 참여,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자문·지원역할 이행, 시료(샘플)채취 및 과학적 입증활동 보장 등이 검증패키지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코맥 대변인은 그간 미국의 계획에 반대 입장을 보여 왔던 일본 정부와도 밀도 있는 협의를 가져 동의를 얻어냈다고 덧붙였다.

맥코맥 대변인은 이날 특별히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며, 북한에 대해 더 이상 지체 없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임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일본은 일본인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막판까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는데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는 또한 북미 합의사항을 6자회담에서 공식화하는 일만 남았다고 밝혀 조만간 6자회담이 재개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존 맥케인 상원의원은 앞서 10일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영변 등에 대한 핵사찰을 받아들이는 게 확실하지 않다면 이번 조치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이날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다는 미국 정부의 발표가 적절한 조치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다만 북한이 검증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즉각 그에 대한 조치가 있을 것이란 전제가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8월 11일부터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할 수 있는 행정적 권한을 확보했으나, 북한이 ‘완전하고도 정확한’ 핵검증 체계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간 해제 조치를 유보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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