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테러지원국 증거수집 강화”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헤즈볼라와 하마스 등에 무기수출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공식적인 형태로 불거짐에 따라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문제와 관련해 증거수집 및 분석작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지난 11일 일본을 방문, 지난해 12월 태국에서 북한제 무기를 적재한 채 적발된 비행기는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 및 가자지구의 하마스 등 이슬람 무장세력에 무기를 전달하는 임무를 띠고 있었다고 언급한 점을 중시하고 있다고 워싱턴의 소식통이 15일 전했다.


지금까지 의회보고서 및 워싱턴 싱크탱크를 중심으로 북한이 하마스와 헤즈볼라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나 주장은 나왔지만, 특정 국가의 외교책임자가 이런 사실을 공식적으로 제기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리베르만 장관은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와의 면담은 물론 도쿄 현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 했다.


이 소식통은 “미 국무부는 지금까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기 위한 법적요건이 불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여왔으나, 무장세력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이스라엘 외무장관의 주장이 나온 만큼 이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미 의회가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요구하는 것은 어색한 측면이 있었으나, 이스라엘 외무장관의 발언은 부족한 `로직(논리)’을 보충해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국무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계속 제외하겠다”고 의회에 통보한 직후 “앞으로도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를 계속 평가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법적으로 매년 4월 30일까지 의회에 보고하도록 의무화돼 있는 `2009년도 테러지원국 보고서’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미 국무부가 매년 각국의 마약거래, 종교자유, 인권 문제 등과 관련해 법정 시한에 맞춰 어김없이 연례보고서를 내고 있는 점에 비추어 이번에 테러지원국 보고서의 발표가 한달 넘게 지연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 국무부의 관련부서 당국자는 “북한과 관련한 사항때문에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연합뉴스의 질문에 대해 “전체적인 리뷰(검토)를 하느라 늦어지고 있다”면서 “6월초에는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 하원은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관련 법안 혹은 결의안을 추진중이며, 마이클 그린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 브루스 벡톨 미국 해병참모대 교수 등도 이런 취지에 공감을 표시하는 주장을 내놓는 등 이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조짐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