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이란 핵거래 막으려 北요구수용”

미국은 지난 1월 중순 미북 베를린 양자회동에서 북한이 이란에 핵무기, 핵물질, 관련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는 대가로 BDA(방코델타아시아) 금융제재 및 테러지원국 해제 등 체제보장 문제를 북한에 약속했다고 미국 외교소식통이 26일 전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은 이란 핵문제가 시급하다”며 “최악의 경우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까지 고려될 수 있는데, 여기서 가장 큰 문제가 북한-이란의 핵무기 거래가 될 수 있다. 미국은 이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안보리 최종시한까지 거부하면서 핵개발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부시 행정부는 이란의 핵개발을 저지하는 데 모든 힘을 집중하기 위해 북한과는 협상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란정부는 2월 21일까지로 못박은 유엔안보리의 ‘완전하고 지속적인 우라늄 농축중단’ 결의를 거부한 상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25일 “이란은 핵연료 생산기술을 획득했고, 이제 제동장치와 후진 기어가 없는 기차”라며 핵개발을 공언했다.

소식통은 또 “미북간 합의가 이뤄진 이상 북한도 모든 핵프로그램에 대한 신고와 핵불능화 단계까지는 돌입할 것”이라며 “이미 만들어진 핵물질과 핵무기 폐기에 대해서는 미북간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겠지만, 불능화 단계까지는 6자회담과 합의이행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소식통은 “북한 핵무기는 실제 확산되지 않는다면 미국에게 당장의 위협이 되기 어렵다”면서 “이란 핵문제에 전력하기 위해 북핵문제는 2009년 해결을 목표로 관리에 들어간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2009년 1월 임기가 종료된다.

이어 “미국은 북한 핵폐기 목표를 2009년 초까지 잡고 있지만, 북한 핵무기를 완전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향후 5∼10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미국의 현실적인 판단”이라면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계속하는 향후 몇 년간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일본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올해 한국 대선이 있는 시기까지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가기로 내부에서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면서 “대선까지는 6자회담 합의를 이행하며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남북관계도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의 이러한 협상태도에 일본은 크게 반대했었다”면서 “사실상 동북아시아의 핵확산(북 핵보유)을 미국이 일정기간 양해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소식통의 전언은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한 것이 된다. 미국과 북한은 북핵 폐기를 위한 초기조치 이행과 후속 6자회담을 계속하면서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국면을 연출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 와중에 미북간에는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HEUP)과 이미 보유한 핵무기 처리, 핵사찰 등이 후속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북한이 이미 보유한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담보가 없는 조건에서 이러한 북핵국면은 북한의 핵보유국 기정사실화라는 수순으로 가게 될 위험성이 적지 않다.

핵실험까지 실시한 북한이 미국과의 거래를 통해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유지하면서 경제지원과 대미 관계개선을 얻게 될 경우, 미국이 자국의 안전만을 담보로 동북아시아의 핵확산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러한 미국의 협상태도가 지속될 경우 북한이 핵실험으로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는 벼랑끝 전술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밖에 되지 않는 셈이라는 지적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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