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인터내셔널 해럴드트리뷴'( International Herald Tribune)지 8면에 북한 관련 2개의 특집 컬럼이 실렸다.
이 두 컬럼에서는 김정일 이후의 북한을 보는 시각(Planning for after the Kims)과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과의 급속한 관계개선을 주문하는 내용(Normalize and disarm)이 각각 전문가의 의견으로 실렸다.
이 두 개의 컬럼을 읽는 과정에서 필자의 생각과는 약간 다른 시각이 있어서 한국의 입장에서 한 번은 논할 필요성이 느껴진다.
셀리그 해리슨(Selig S. Harrison) 국제정책연구소(Center for International Policy)의 아시아 담당관(Director of Asia Program)은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하루빨리 서둘러서 북한이 실질적으로 비핵화로 가는 길을 터주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는 북한이 요구하는 미북관계정상화만이 북한을 빨리 비핵화의 길로 움직일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To get the intrusive inspections necessary to allay suspicions of hidden plutonium or uranium facilities, the United States should move as quickly as possible to normalize relations. Normalization would speed up the denuclearization process.).
미국은 지금 북한의 핵 문제가 대한민국에게 얼마나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는지에 대한 세심한 고찰보다는 외교적으로 대한민국에게 부담이 되는 시나리오가 있어도 미국의 이익(利益)을 위해서 먼저 북미관계정상화가 우선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미동맹의 핵심적인 고리를 유지하는 시험대는 결국 북핵 문제를 대한민국에게 얼마나 유리하게 매듭 짓느냐에도 크게 달려있는 것이다.
향후 북핵 검증과정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입장이 명확하게 반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급박하게 북미관계정상화만 서두르는 것은 북의 통미봉남(通美封南)의 전략을 더 강화시켜주면서 앞으로 북핵으로 우리정부를 더 압박하는 북한의 전략적 가치만 더 키워주는 것이다.
미국은 이렇게 북한의 대남군사전략을 키워주기 전에 우리정부와 더 심도 있게 군사전략을 논의하고 북한의 태도를 점진적으로 검증하면서 핵 문제를 포함한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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