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에 ‘UEP 간접시인’ 제안한 듯

최근 미·북 제네바 회동에서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이 제시한 아이디어는, 북한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핵확산 활동에 개입했음을 ‘간접시인’ 하는 방식일 가능성이 높다고 16일 RFA가 보도했다.

RFA는 이날 미 외교협회(CFR) 게리 세모어 부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힐 차관보가 제네바 회동에서 제시한 아이디어는 UEP 문제와 핵확산에 대해 ‘북한의 시인을 간접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세모어 부회장은 “우라늄 농축활동 및 핵확산 문제와 관련해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공개적으로 부인하는 상황에서 힐 차관보는 다른 방식으로 북한의 시인을 끌어내는 방책을 찾아야 했다”면서 미국측 입장을 나름대로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간접시인 방식이란, 이를테면 미국이 북한과의 논의를 토대로 ‘북한이 우라늄 활동과 핵확산 활동에 개입했다는 것이 미국의 이해사항’이라고 기술하고 북한은 이런 내용을 반박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모어 부회장은 “미국과 북한이 이번 제네바 회의에서 이 같은 핵신고 방안에 합의하고, 북한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3개월간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핵신고 난제도 무난히 풀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 동안 미국은 북한이 ‘간접시인’ 방안을 받아들일 경우, 핵 프로그램 문제 해결에 상당한 진척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북한이 미국과 합의한 양식의 핵 신고서를 중국에 제출하는 시점에 미국은 테러지원국 해제를 위한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뜻 역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또 북한이 ‘간접시인’한 내용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과 함께, 북한이 UEP 등을 ‘간접시인’할 경우 곧바로 비핵화 3단계인 핵폐기 절차로 들어가기 위한 협상을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동북아시아 선임연구원 역시 “제네바 회담에서 이같은 방안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그러나 미·북간 입장 차이가 선명한 이런 미해결 과제를 그대로 안고 간다는 점은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국 정부의 한 외교전문가는 그러나 “북한이 UEP 문제를 시인하지 않고 있는 것은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고이즈미 일본 총리에게 ‘일본인 납치문제’를 과감하게 시인했다가 상황이 오히려 악화됐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며, “‘간접시인’ 역시 북한이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끝내 ‘과거사 고백’을 거부할 경우 1년도 남지 않은 부시 행정부의 임기 등을 감안할 때 북핵 협상이 다시 장기 교착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이는 북한에게도 큰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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