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에 핵시설 구매 제의 검토’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북한의 핵포기 종용을 위해 전격 방북한 가운데 부시 행정부가 힐 차관보에게 북한 보유 핵 장비를 (미국이)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북측에 제안할 수 있도록 할 지 검토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전제 아래 미국이 이를 사들여 직접 폐기함으로써 북한의 핵 능력을 무력화했음을 확신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신문은 북한이 수 년 전 ‘파키스탄 핵의 아버지’로 알려진 압둘 카디르 칸 박사로부터 핵무기 제조 원료를 만드는 핵심장비인 원심분리기를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면서 북한이 문제의 장비를 계속 보유할 경우 향후 우라늄을 농축, 새로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장비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통해 핵무기 제조 2단계로 향하는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장비로 여겨지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장비를 보유하는 한 북한의 핵무기 제조를 중단시켰다고 할 수 없다”며 “지금이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미 정부 관리들은 그러나 북한이 우라늄 농축 방법을 알고 있는지 여부는 물론이고 농축 시설의 위치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실정으로 북한은 해당 장비의 보유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신문은 미 정부나 우방이 해당 장비를 사들이는 조건으로 현금이나 전력생산을 위한 핵 연료를 공급하는 안을 제시할 수도 있지만 힐 차관보가 지금 북한에 이러한 안을 제의할 준비가 돼 있는지, 또한 그것이 어떤 형태를 취할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한편 신문은 미국의 조지 부시 행정부가 전략의 급격한 전환 속에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위한 양자협상을 위해 힐 차관보를 비밀리에 평양에 파견했다고 평가하고 힐 차관보가 6자 회담 진전을 위해 2일간의 북한 깜짝 방문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힐 차관보의 방북이 매우 비밀리에 준비됐기 때문에 20일 도쿄를 방문했던 힐 차관보는 자신의 방북 계획을 일본측에 알리지 않았음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그러나 힐 차관보의 방북과 관련해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6자회담 참가국들과의 협의과정 가운데 일부분이라고 설명하며 이번 방북을 6자회담에 따른 일련의 과정 정도로 그 의미를 제한하려 했다고 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