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에 ‘원자로 가동기록’ 등 요구

미국은 북한과의 싱가포르 회동에서 핵 프로그램 신고 방안에 대한 잠정합의를 도출함에 따라 세부적으로 과거 핵활동의 정확한 내역을 추적하기 위해 북 측에 ‘원자로 가동기록’ 등을 핵 신고서에 기술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또 ‘간접시인’ 방식으로 처리하기로 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시리아 핵 협력 문제도 향후 검증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을 북한측에 분명히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북핵 현안에 정통한 복수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영변 5㎿ 원자로의 가동기록이 플루토늄 추출양을 분석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라는 점에서 원활한 신고 및 검증을 위해 북한측에 ‘원자로 가동기록’을 핵 신고서 부대자료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외교소식통은 “그동안 UEP와 핵협력 의혹 등을 푸는 데 정력을 쏟아붓다 보니 신고의 핵심인 플루토늄에 대해서는 정작 북.미가 충분히 대화하지 못했다”면서 “신고서 제출을 위해 북한이 원자로 가동기록 등 관련 자료를 준비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플루토늄 양을 최소 30kg에서 최대 61kg까지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말 미국측에 30kg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북한이 보유한 플루토늄 총량은 36.5㎏에서 61㎏ 사이고 이 가운데 재처리 과정을 거쳐 추출한 플루토늄 양은 30~49㎏일 것”이라며 “추후 검증단이 방북해 ‘핵 히스토리’를 복원하면 정확한 추출량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06년 10월 소규모 핵실험에서는 2.5~4㎏의 플루토늄을 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의 판단을 종합해 지난해 3월 발표된 미국의 ‘국가정보평가(NIE)’는 “북한이 2006년 10월 초까지 최대 50kg까지 플루토늄을 생산해 냈을 수 있다”고 분석했으며 힐 차관보 등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북한의 플루토늄 양을 50kg으로 추정해왔다.

외교소식통은 “핵 신고서에 대한 검증은 신고서 제출단계에서 논의할 것이 아니며 추후 6자회담이 열리면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플루토늄 뿐 아니라 UEP와 시리아 핵협력 의혹도 검증하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다”면서 “북한이 버틸 수 있겠지만 이 문제는 외교협의를 통해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간에 추가 협의해야 할 사항이 ‘원자로 가동기록’ 등 세부 문제로 넘어가고 부시 미 대통령이 이미 싱가포르 북.미 협의사항에 대해 ‘동의’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싱가포르 협의를 토대로 조만간 6자회담 재개 등 다음 수준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 소식통은 “부시 대통령이 싱가포르 회동 결과를 공식 승인한 것은 의회도 이번 회동 결과를 받아들여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를 반대하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재개되는 6자회담에서는 ▲3단계인 핵폐기 일정과 ▲북한의 핵신고 검증절차 등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