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에 분명한 메시지”-中 “우리입장 관철”

11일(현지시간) 낮 유엔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 회의를 마친 수전 라이스 미국 유엔대사와 장예수이 중국 대사가 의장성명을 평가한 말이다.

미국측은 안보리 결의가 아니라 의장성명으로 결론이 나긴 했지만, 성명 초안이 북한의 ‘발사’를 비난하면서 북한의 행위가 2006년의 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반이라는 점을 명기했다는 데 일단 만족한다는 표현으로 해석된다.

라이스 대사는 회의 개시 전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회의장에 들어갔지만, 종료 후에는 안보리 회의장에 몰려든 기자들 앞에 직접 나서 성명 초안의 내용에 대한 평가와 의견을 설명했다.

일본의 다카스 유키오 대사는 자신들이 주장했던 결의안이 관철되지 않은데 대해 다소 미련을 떨치지 못하는 기색이었지만, “과거에 채택된 의장성명에서는 보지 못했던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성명의 내용이 받아들일 만 한 것으로 판단해 의장 성명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영국의 존 소이어스 대사도 “우리가 합의한 어법은 (현재의) 상황하에서 적절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성명 초안의 수위와 내용에 만족감을 표했다.

그동안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결의안 채택에 반대해 온 중국측은 자신들이 `결의안 불가’ 방침이 관철된 것이라는 점에서 그 내용과 관계없이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예수이 대사는 브리핑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자국 기자들에게 “중국의 기존 입장이 관철된 것”이라며 밝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타르타스 통신도 그동안 러시아와 중국은 결의안 채택은 안된다는 입장을 보여왔고, 이번에 의장성명이 채택됐다고 보도했다.

안보리 주요국들이 이처럼 모두 수용하고 만족한 `강력한 의장성명’이 타협된 이날 유엔 본부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긴박하게 움직였다.

전날 회의를 열지 않았던 주요 6개국(상임이사국+일본)은 오전 일찍부터 물밑 접촉을 통해 지난 9일 미국의 라이스 대사가 제안한 의장성명 초안의 내용 조율을 시도했다.

이어 정오 무렵 시작된 6개국 협의에서 2시간여에 걸쳐 최종적인 문안 손질 작업을 벌였다. 당시 중국은 `유감'(regret)이라는 표현을 주장했지만, 이미 형식에서 의장성명으로 양보한 미.일의 반대로 `비난'(condemn)이라는 표현이 채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6개국 협의가 끝난뒤 오후 2시30분께 15개 이사국이 전원 참여한 전체회의는 40여분만에 회의가 종료됐다. 심각한 이견이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뜻이다.

회의장 밖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에게도 6개국 협의가 끝난 직후 의장 성명 초안이 전달돼 주요국간에 이견이 해소됐음을 알려줬다.

한편 안보리가 북한의 로켓 발사를 비난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키로 함에 따라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의 박덕훈 차석대사는 7일 기자들에게 위성 발사임을 강조하고 안보리가 어떤 방식으로라도 대응에 나설 경우 북한의 “필요하고 강력한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북한의 입장을 묻기 위해 이날 북한 유엔 대표부에 전화를 했으나 박 차석대사 등과의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