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비핵화 전제 없이 북한과 대화 안 해”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비핵화가 우선사항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애나 리치-앨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 방송(VOA)에 보낸 메일을 통해 “우리는 어떤 대화에서도 비핵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점을 고집한다”면서 “한반도의 비핵화가 다른 어떤 것보다 우선사항이 돼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고 밝혔다.

앨런 대변인은 이어 “미국은 비핵화가 강조되지 않는 상태에서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같은 전략은 단단한 동맹으로 이뤄진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5자 회담 국가들과 공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VOA는 전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2005년 9월 6자 회담에서 모든 국가들이 합의한 내용에 근거해 평양과의 진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협상에 대해 항상 열려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이 지난해 말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를 선제조건으로 하지 않은 채 비밀리에 평화협정 논의를 가졌다고 보도한 것을 염두에 두고 반박 입장을 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 백악관도 이날 북한이 평화 협정에 관심을 보인 것은 사실이나, 미국이 논의 과정에서 비핵화 의제가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하자 북한이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조쉬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평화 협정 논의 제안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논의 의제에 북한 핵 문제가 포함돼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미국의 주장에 응답하지 않았다”면서 “이 같은 논의는 지난달 6일 북한의 핵실험 직전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한 비핵화는) 미국과 우리의 동맹국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의 관련 국가들의 공통된 목표”라면서 “북한이 핵 보유를 고집하며 더 나아갈 경우 고립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