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미사일 발사 어떻게 보나

미국 정부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의외로 차분하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이 25일(현지시각) “북한이 가끔 실시하는 정례적 훈련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논평했고,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이 “이번 실험이 6자회담과 관련해 특별한 의미를 가졌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짤막하게 언급했다.

물론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해 7월 4일 단.중.장거리 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한 이후 약 1년만에 처음으로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한 배경에 의구심을 표출했다.

특히 남북 고위급 회담이 오는 29일로 예정돼 있고, 2.13 합의에 따른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동결자금 송금 문제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민감한 시점에 이뤄진 사실에 주목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 부시행정부, 미사일 발사 의미 축소 = 그럼에도 백악관이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의 의미를 가급적 확대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인 것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배려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를테면 지금처럼 민감한 시기에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불필요한 언동을 자제, 북핵 폐기를 이끌어 내겠다는 조지 부시 행정부의 ‘고충’을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워싱턴의 한 고위소식통도 2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부시 행정부의 분위기는 어떻게 해서든 북한을 달래 핵폐기를 이끌어내려 하고 있다”며 “NSC와 국무부가 차분한 논평을 낸 것도 그런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북한이 비록 단거리 미사일이긴 하지만 굳이 BDA 문제 해결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미사일 훈련에 나선 이유는 뭘까.

◇ 北, 美 MD 요격실험 겨냥 가능성 적어 = 미국에서도 분석이 엇갈린다. 일단 북한이 정례적으로 하는 일련의 군사훈련들 중 하나일 것이라는게 공식적인 평가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북한의 이번 미사일 실험이 이날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미국의 미사일방어망(MD) 요격 실험을 겨냥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요격실험은 대포동 2호 미사일과 같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을 겨냥한 두번째 실험이기 때문에 맞대응 차원에서 이뤄졌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다수 전문가들은 “이 같은 관측은 좀 무리”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북한이 수일내 장거리를 포함한 추가 미사일 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순 없지만 이번에 단거리 미사일 실험을 한 것은 미국의 MD 실험을 의식하고 한 것은 아닐 것이라는 견해다.

군사 전문가인 한 소식통은 “북한이 이번 MD 요격실험에 대응할 목적이었다면 추가 대포동 미사일 실험이나 핵실험으로 대응했을 것”이라며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현재의 판을 흔들려는 목적은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소식통은 또 “이번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군사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추가 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미 군사당국간 엄밀한 상황판단과 정보공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韓-日 겨냥한 무력시위설 대두 =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미국보다는 오히려 한국과 일본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일본은 BDA 문제에 계속 비협조적일 뿐더러 최근 미국의 최신예 전투기 F-22 스텔스 전투기의 대량 구매를 시도, 북한을 자극한 바 있다.

한국도 대함(對艦).대공(對空).대잠(對潛) 능력을 갖춰 `꿈의 구축함’으로 불리는 이지스 구축함(KDX-III.7천600t급) 1번함인 `세종대왕함’을 개발해 이날 첫 선을 보인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일본 와세다 대학의 북한 전문가 시게무라 도시미츠 교수는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북한은 이번 실험을 통해 한국의 이지스함 배치에 경고를 보낸 것”이라며 “해군력이 약한 북한의 충격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해석했고 NHK 방송도 이 가능성에 주목했다.

아닌게 아니라 북한이 며칠전 동남아안보포럼(ARF)에 처음으로 제출한 안보 보고서에서 미국과 한국, 일본을 아시아 안보를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요소라며 목소리를 높였던 것도 이런 배경과 연결돼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보고서는 무엇보다 “이라크 침공 사례에서처럼 미국이 일방주의적 정책을 펴고 냉전 이후에도 군비를 계속 강화하는 것이 세계 평화를 해치고 있다”면서 “일본의 군국주의도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고 강조, 한미일의 군사력 강화에 거친 반응을 보인 것도 이런 해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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