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미사일 대비, 많은 준비해왔다”

미국은 4일(이하 현지시각)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강행에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 미리 준비해둔 대응 행동에 착수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이날 저녁 전화를 잡고 한국, 일본, 중국 등 북한 주변국 외교장관들과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5일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이 지역에 긴급 파견, 역시 국제사회의 공동대응책을 논의토록 했다.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진행중일 때 한 전화 기자회견에서 “북핵 6자회담 참여국들을 비롯한 주요 동맹들과 실무협의는 이미 진행중”이라며 앞으로 24-48시간내 미국의 대북문제 외교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해, 2-3일내 미국의 대응 행동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것임을 예고했다.

해들리 보좌관은 특히 5일엔 방미중인 송민순(宋旻淳)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과 만나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책을 집중 논의한다.

해들리 보좌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움직임이 오래 진행돼온 만큼 그 사이에 “우리는 많은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날 저녁 늦게 공식 성명을 내어, 북한이 국제사회의 자제 요청을 무시하고 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다른 나라들을 협박하는 도발행위”라고 강력 규탄하고 “우리 스스로와 동맹 보호에 필요한 모든 조치들을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내용과 의도 등에 대한 분석이 끝나는 대로 5일 오후 ‘후속 조치’를 포함해 더욱 구체적인 반응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 반응 = 조지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첫 발사부터 이후 계속된 발사 때마다 즉각 해들리 보좌관으로부터 전화 보고를 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그동안 상당한 기간 예상돼온 만큼 “특별히 놀라지는 않았다”고 해들리 보좌관은 전했다.

해들리 보좌관은 “내 생각엔, 부시 대통령이 직감(instinct)적으로 느낀 것은 ‘북한의 이번 행동은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을 보여주는 것이다’라는 것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제사회 도전, 도발행위” = 해들리 보좌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미국에 즉각적인 위협은 아니지만 도발행위라고 규정했다.

’위협’이 아닌 것은 “발사 40여초 만에 실패한 미사일”이 미국 영토에 위협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미국 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해 모든 국제사회가 일치해 북한에 미사일 발사를 하지 말도록 촉구해왔는데 북한이 이를 “무시한 것은 도발적 행태”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유엔 안보리를 긴급 소집,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의 안보리 회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해들리 보좌관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들 가운데 대포동 2호는 북한의 유예선언을 위반한 것이며, 동북아의 안보를 강조한 공동성명의 “정신”을 위배한 것이라고도 규정했다.

◇“국제사회 공동대처” 강조 =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 문제라며 국제사회의 공동보조를 거듭 강조했다.

이는 북한 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다자대응’ 기조 연장선이지만, 미국이 독자적으로 북한에 대해 취할 대응 조치가 실질적으론 별로 없는 사정도 반영한다.

클린턴 행정부 때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유예선언에 대한 대가로 북한 여행, 통상 등에서 일부 제재가 해제됐지만, 이를 다시 가한다 해도 북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게다가 그 사이에 불법활동 등을 이유로 금융제재, 선박제재 등이 추가로 취해지기도 했다.

결국 미국은 유엔 안보리 회부를 비롯해 대북 대응 조치를 위해선 특히 중국과 한국 및 일본의 행동을 주문하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한국 정부도 송민순 실장이 이미 지난달 KBS 라디오에 출연,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경우 대북 지원 문제 재고와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시사했었다.

◇“북한 미사일 실력 알았다” =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부터 알게 된 것은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놀라울 게 없고, 대포동은 명백히 실패했다”는 것이며 “이는 북한의 능력에 관해 말해주는 것”이라고 해들리 보좌관은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단계에서 미국은 발사시 대응조치, 북한 미사일 능력 정보 입수, 미국의 미사일방어망(MD) 실습 등 3가지 측면에서 준비를 해왔었다.

이 가운데 대응조치는 즉각적인 외교적 행동 착수로 나타났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에 대해서도, 북한이 각종 미사일을 다수 발사함으로써 대포동 2호의 실패 자료를 비롯해 각종 판단 자료를 풍부하게 입수했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은 북핵 6자회담 = 해들리 보좌관은 국제사회가 일치해 “북한에 공통의 메시지를 보내고 우리의 다음 지향지를 결정해야 한다”며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은 분명히 6자회담과 공동성명 이행, 이를 통한 북한의 핵프로그램 포기”라고 말함으로써 앞으로 모든 대북 조치의 귀착점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핵포기 압박을 겨냥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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