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BDA제재’ 해제 가능성 있나

북핵 6자회담 진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방코델타아시아(BDA) 송금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이 막바지 단계에 달하고 있는 양상이다.

북핵 외교가의 정통한 소식통들의 전언을 종합해보면 미국은 BDA 문제를 조기해결하기 위해 지난 3월 자국 재무부가 발표한 BDA에 대한 ‘돈세탁 금융기관’ 지정 철회카드를 제시하려 하고 있다.

단, 북한의 불법행위를 방조한 것으로 자체 조사에서 드러난 BDA의 경영진 교체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이런 미국의 입장은 BDA는 물론 마카오 당국과 신경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이미 마카오 측에 오래전 전달됐다는 후문이다.

지난 3월 몰리 밀러와이즈 재무부 대변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책임있는 경영진’으로 넘어갈 경우 미 재무부의 제재 결정이 철회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도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 심포지엄에 참석, BDA 제재 해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BDA의 주인이 바뀌고 새 경영진이 들어선다면 (BDA에 대한) 최종지정이 재고될 가능성은 항상 있다”고 직설적으로 설명했다.

BDA와 마카오 당국은 2005년 9월15일 미 재무부가 BDA를 ‘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정했을 때부터 `지정취소’를 유도하기 위해 돈세탁 방지를 위한 여러 금융개선조치를 발표했었다. 하지만 미국 재무부는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14일 BDA를 `돈세탁 금융기관’으로 최종지정했다.

이에 대해 BDA 회장인 스탠리 아우씨는 `북한 관련 불법행위’를 거듭 부인하면서 미 재무부에 `돈세탁 금융기관’ 지정철회 청원을 제기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했다.

결국 미국이 현재의 상황에서 조건부로 BDA 제재 철회를 검토하는 것은 그동안 검토했던 BDA 북한 자금 이체가 9.11테러 이후 미국이 제정한 애국법 311조의 규정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한때 북한측이 제안했던 베이징 소재 중국은행에 있는 조선무역은행 계좌로의 송금이나 미국의 유력은행인 와코비아 은행을 중계기지로 활용하는 방안 등이 현 상황에서는 거의 물건너갔다는 얘기다.

따라서 BDA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기로 결단을 내린 상황에서 미국은 문제의 근원인 BDA 제재를 아예 들어내기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미 정부는 2002년 12월 우크라이나 은행들을 돈세탁 우선우려 대상으로 지정했으나 우크라이나측이 적극적으로 돈세탁 방지 활동을 펴자 제재 4개월만에 취소한 바 있다

BDA 경영진의 교체는 2005년 9월 이후 장기간에 걸쳐 실시한 불법행위 조사의 정당성을 인정받는 최소한의 장치에 해당되지만 중국과 마카오 당국, 그리고 BDA가 이 방안을 받아들일 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다만 미국의 BDA 제재가 해제되면 원론적으로 볼때 BDA는 미국의 각 금융관련 기관과 직.간접 거래를 할 수 있게 되며 이는 BDA에 있는 북한계좌에도 적용돼 북한이 2005년 제재 조치 이전처럼 `자유로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국제 금융가가 `불법딱지’가 붙은 북한을 기피하는 게 냉엄한 현실이고 보면 제재가 해제되더라도 금융계에서 북한에 상당한 어려움을 안겨줄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 때문에 BDA 제재를 해제하더라도 북한측이 이런저런 추가요구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6자회담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조건부이긴 하지만 BDA 제재를 철회한다는 것은 북핵 폐기를 위해 미국이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풀이되지만 금융실무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지는 (외교)협상가들은 잘 알 수 없다”고 말했다.

30일 베이징(北京)에 도착,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는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BDA 해법과 관련, “아이디어를 갖고 왔다”고 강조했다.

힐 차관보의 말대로 BDA 문제가 풀리고 6자회담 프로세스가 복원될 지 북핵 외교가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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