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자회담 중대국면’ 언급 배경은

미국 외교라인의 핵심인사들이 잇달아 북핵 6자회담 재개와 관련, 향후 1~2개월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발언을 하면서 다양한 추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현지시간 27일 북핵문제와 관련, “향후 몇 주가 중대한 국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 발언은 전날 “북한을 6자회담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마지막 노력이 필요한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다음 달 중이나 6주후 쯤 아시아지역을 순방할 계획”이라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말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비쳐진다.

비록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이 27일 라이스 장관의 ‘마지막 노력’ 표현은 북핵 문제에 대한 ‘최종판단’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지만 미 외교 실무책임자의 입에서 나온 ‘마지막’이란 단어가 주는 무게감은 떨쳐지지 않고 있다.

이들이 언급한 ‘6주’ 등의 시점과 ‘중대 국면’이라는 표현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베트남 하노이)가 열리는 11월 중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 정상 및 외교장관의 회동이 이뤄질 APEC을 즈음해 회담 재개의 실마리를 찾지 못할 경우 북한의 회담복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동력이 사실상 소진된다는게 미측의 판단 아니냐는 것이다.

그 맥락에서 라이스 장관의 아시아 방문 계획은 APEC 전 각국과의 정상회담 사전조율을 위해 이뤄지는 자신의 아시아 출장 기회를 활용, 회담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의 진행상황을 점검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될 수 있다.

미측이 언급한 ‘중대국면’ 등은 현재 9.14 한미 정상회담에서 추진키로 합의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의 성패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서울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간 조율을 통해 구체화된 포괄적 접근방안은 29일께 있을 한중 수석대표 회동, 10월 초로 예정된 한·미·일 3자 회동 등을 거쳐 북한에 제시될 ‘그림’으로 완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APEC이 열릴 때쯤이면 ‘포괄적 접근방안’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그 결과는 이 방안의 성패에 직결될 것이라는 게 미 행정부의 시각인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11월 APEC 전에 포괄적 접근방안이 북한의 호응을 얻어 기대대로 추진된다면 APEC에 모일 각국 정상들의 지지발언 등을 통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포괄적 접근방안에 대한 미국의 시각에는 성공에 대한 ‘기대감’과 일정 기간 내에 열매맺지 못하면 모종의 정책전환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혼재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현재 관련국들과 포괄적 접근방안의 세부 내용을 만들고 있는 우리 정부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정부는 우선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계좌 동결문제의 해법을 포함한 포괄적 접근방안의 내용을 29일께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통해 중국과 공유할 계획이다.

BDA가 중국 정부의 영향권 아래 있는 만큼 한미가 합의한 해법이 통하려면 중국의 역할이 필수 불가결하며 그 해법을 북한에 설득시키는 일을 할 수 있는 쪽도 당장은 중국인 만큼 한중간 협의도 ‘포괄적 접근방안’의 진행과정에서 중요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포괄적 접근방안’은 이어 일본, 러시아 등의 동의 과정을 거친 뒤 북한의 선택을 요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