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진보’ 논객들, `北편들기’ 칼럼?

북한을 다녀온 경험이 많은 미국의 진보성향 논객들이 천안함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서 찾거나, 한국과 미국의 합동 해상훈련계획이 잘못됐다는 식의 칼럼 및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마이크 치노이 전(前) CNN 아시아 담당 수석기자,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CIP) 아시아프로그램 국장,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 프로그램 국장이 대표적인 케이스.


중국 베이징 특파원 시절 북한을 14차례 방문 취재했던 치노이 전 기자는 26일 격주간지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남북관계의 룰을 일방적으로 다시 쓰려 한 것이 천안함 사건으로 귀결되는 새로운 긴장 사이클의 시발점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후 노무현 전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북방한계선(NLL)에 공동어로수역을 조성하기로 했던 합의를 `추인’하지 않고,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양보와 남북관계를 연계시켰다고 치노이는 지적했다.


치노이는 “천안함 사고로 뜨거워진 분위기 속에서 북한과 협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별로 들리지 않고 있다”며 “김정일 정권을 비난하고 북한을 단죄하는 강력한 새로운 조치를 주장하는 일은 쉬운 일이기는 하지만, 과거 북한 행동에 비춰볼 때 압박과 강제는 막다른 골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은 협상을 시도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한국과 미국의 분위기를 볼 때 2007년 (남북 정상) 합의를 되살리는 일은 불가능해 보이는 만큼 한반도는 위험한 대립의 시기에 직면하게 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북한을 10여차례 다녀왔던 샐리그 해리슨 국장은 25일 미국공영라디오방송(NPR)에 출연해 “만일 이명박 정부가 대북 강경정책을 바꾼다면 북한도 호전적인 자세를 누그러뜨릴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해리슨 국장은 또 한.미 양국이 천안함 사건과 유사한 사태의 재발 방지 등을 위해 해상 합동훈련을 실시키로 한 결정에 대해 “그것은 큰 잘못으로, 북한은 이를 매우 도발적인 행동으로 간주하고 응전에 나서는 방안을 찾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리슨 국장은 김정일 위원장의 군 장악력이 예전같지 않고 `소장 매파’ 그룹이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다고 분석, 이번 천안함 사건이 김정일 위원장의 직접적인 지시가 아닌 군내 강성 소장파에 의해 실행됐을 것이라고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


앞서 지난해 초 평양을 방문했던 리언 시걸 국장도 최근 칼럼을 통해 “제재가 북한을 협상테이블에서 더욱 고분고분하게 만들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라며 “북한 입장에서 볼 때 제재라는 것은 미국의 호전적인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여질 뿐이며, 북한은 이를 비켜가는 방법은 물론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통해 보복에 나서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6자회담 재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영변 핵시설 복귀 ▲5메가와트 원자로의 연료봉 제거라는 3가지 조건을 전제로 지난해 북한의 제2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채택된 대북결의 1874호를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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