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실험> 美, `중국 역할론’ 논란

북한의 추가 핵실험 실시 이후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한 `중국 역할론’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국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에서부터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거중조정 역할을 해온 중국을 배제하고 북한과 직접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제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댄 블루멘털 미기업연구소(AEI) 상임연구원과 로버트 케이건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26일 워싱턴포스트에 공동으로 기고한 글에서 “일본, 한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미국과 북한이 직접 협상하는 것이 북핵 협상을 매듭지을 의욕이 전혀 없는 거중자(중국)를 두는 것보다 낫다”고 주장했다.

블루멘털 연구원 등은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통일된 한반도를 이끌어내되, 남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중국에 넘겨주어서는 안된다는데 맞춰져야 한다”며 “지금 외교적인 상황은 중국이 정치적 어젠다를 설정하고 물밑에서 북한에 대한 레버리지를 키우고 있는 형국”이라고 경계심을 보였다.

이들은 특히 중국이 참여하고 있는 6자회담을 포기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그럴 가능성은 적지만 혹여 북한과 대화를 하는 게 유용하다고 판명됐다면 (6자회담을 통하지 말고) 직접 북한과 대화하라”고 거듭 주문했다.

동북아 문제 전문가인 고든 창은 26일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이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핵실험을 했을 것”이라며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 중국의 `암묵적’ 동의하에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창은 “중국은 2003년 시작된 6자회담을 통해 북한에 대해 인내를 요구하기는 했지만, 충분히 북한을 설득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핵 문제의 해결책을 중재하는데는 실패했다”고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창은 “따라서 오바마 정부는 성공적인 중국정책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 성공적인 한반도 정책도 마련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의 지원이 있는 한 북한은 계속해서 국제사회에 도전할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북한 문제가 아닌 중국 문제를 떠안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더그 밴도우 케이토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한발짝 물러난 상태에서 중국, 한국, 일본이 앞장서 평양을 다루도록 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지원 없이는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이 사실상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밴도우 연구원은 “특히 한반도에서 전쟁을 벌이는 것은 모두에게 재앙이 될 것이고, 그렇다고 미국이 적용할만한 추가적인 제재수단도 적다”면서 “미국은 북한과 이웃하고 있는 국가, 특히 중국으로 하여금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국가인 북한을 관리하는데 앞장서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니얼 드레즈너 터프츠대 교수는 포린폴리시(FP) 블로그에 띄운 `북한 핵실험에 대한 가능한 최선의 대응’이라는 글에서 “오바마 행정부에 조언한다면 중국으로 하여금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드레즈너 교수는 “중국은 북한과 관련없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그동안 PSI에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중국이 기존 태도를 바꾼다면 북한의 해안을 따라 대량살상무기 확산 저지 활동을 벌이기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미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자신의 고향인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행한 연설에서 “중국은 미국과 협력해 북한이 미사일과 핵무기를 더 이상 개발하지 못하도록 압박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