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악의 축’들에 잇단 유화 제스처

미국이 부시 행정부의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이란과 최근 처음으로 핵협상을 벌인데 이어 시리아와도 이번 주에 대화를 갖기로 하는 등 강경 일변도의 외교정책에서 유화정책으로 급선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리아는 북한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국가이기 때문에 이는 무엇보다 미국의 대외정책 변화를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는 대목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스라엘과 협상에서 시리아 대표를 맡았던 리아드 다우디 시리아 외무장관 법률 보좌관과 아흐마드 사미르 알-타키 시리아 총리 자문관이 개인 자격으로 워싱턴을 방문해 오는 23일 브루킹스 연구소가 주최하는 ‘시리아의 새로운 협상과 도전’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곤잘로 갈레고스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 “그와 같은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것은 관례이고 데이비드 웰치 중동담당 차관보가 이들과 만날 예정”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에 워싱턴과 브뤼셀에 있는 비정부기구(NGO)인 `공통기반추구(Search for Common Ground)’의 후원으로 방문하게 되는데 이 기구는 이들과 미 국무부와의 대화 자리를 주선하고 있다.

갈레고스 부대변인은 그러나 “그들과의 만남은 공식 회담이 아니며 그들은 개인자격으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윌리엄 번즈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이 지난 주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이란과 유럽연합(EU) 간 핵협상에 고위관리로는 처음 참석한 바 있고 미국 정부가 내달 이익대표부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개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 영국의 한 언론에 의해 보도된 바 있다.

이익대표부는 대사관 보다는 격이 낮지만 테헤란에 설치될 경우 지난 1980년 외교 단절 이후 근 30년 만에 미국 외교관이 이란에 상주하게 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당시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이 시위군중들에 점거돼 미 외교관 52명이 1981년까지 444일 간 억류되는 사건의 와중에 1980년 양국 외교관계는 단절됐다.

이와 함께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이번 주 싱가포르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열리는 비공식 북핵 6자 외교장관회담에서 최근 들어 미 국무장관으로서는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인 박의춘 북한 외무상과 처음으로 만날 예정이다.

숀 매코맥 대변인은 지난 18일 정례브리핑에서 “라이스 장관이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ARF에 참석한다”며 “ARF를 계기로 비공식 6자 장관급 회담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는데 회담 참가국에 북한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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