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식량지원 불가’ 천명 배경은

미국은 1일 북한의 식량난이 우려되지만 분배 과정에 대한 접근이 보장되지 않고서는 추가 대북 식량 지원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원 식량의 `분배 투명성’을 강조한 이런 언급은 미국의 기존 입장이 유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원된 식량이 군량미로 전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그동안 분배 투명성 논란이 빚어져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사실상의 해상 봉쇄와 금융제재를 통한 자금줄 차단 등에 나선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사뭇 달라진 강경 입장을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날 나온 대북 식량지원 불가 입장은 1주일 전인 지난달 25일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에 대한 질문에 이언 켈리 국무부 대변인이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과도 상반된 것이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정상회담 후 가진 회견에서 북한이 그동안 도발적 행위를 통해 식량, 연료, 자금지원 등 광범위한 혜택을 기대하는 `패턴’을 보여왔다면서 이제 그런 패턴을 깨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은 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지금까지 총 225만8천164t(7억675만달러 상당)에 달할 만큼 적지 않은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식량지원은 북한의 비핵화 작업이 지지부진하던 지난해 말에도 계속됐고, 올해미국 회계연도(2008년 10월부터 시작)에도 2만1천t의 식량 지원이 이뤄졌다.

최대의 대북 식량 공여국 중 하나인 미국의 식량 지원이 계속 중단될 경우 북한의 식량난은 더욱 악화될 것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 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정부 및 국제기구들은 북한의 올해 곡물 생산량이 429만~486만t에 그치는 반면 최소 곡물 수요량은 513만~542만t으로 식량 부족분이 56만~84만t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대북지원이 줄어들면서 북한 주민에 대한 식량 공급이 당초 계획의 3분의 1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는 국제사회가 1990년대 중반부터 대북 식량 지원을 시작한 이후 가장 작은 규모라고 말했다.

물론 대북 식량지원 중단은 북한이 스스로 선택한 카드다.

북한은 지난 3월 추가적인 식량 지원을 받기를 원치 않는다는 뜻을 먼저 미국에 통보했다. 또 식량 배급지원과 모니터링 활동을 하고 있는 미국의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들에게 철수를 요구했다.

당시 장거리 로켓 발사를 앞두고 나온 북한의 조치를 두고 더 큰 차원의 협상을 하려는 의도라는 등 각종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외부 지원의 중단까지 미리 각오한 북한과 예상을 넘는 실질적인 봉쇄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려는 미국이 식량 문제에서 다시 한번 맞서는 모양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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