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김정일 통치자금’ 정조준한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자금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해외 비자금을 관리.운용하는 핵심 3인을 추가 제재대상의 1순위로 ‘콕 찍은’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정일 정권이 가장 아파할 핵심 폐부를 겨냥한 ‘정밀타격(surgical strike)’이 시작된 셈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북한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1년간 드는 통치자금은 대략 10억 달러 안팎이며 이중 대부분이 해외에서의 불법활동에 의해 조달되고 있다.


이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2005년 기준으로 연간 17억 달러인 북한의 수출액 가운데 불법활동에 의한 수입이 1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 것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다시말해 재래식 무기판매와 사치품.위폐.마약.가짜담배.돈세탁 등의 불법행위로 인한 소득이 김정일 통치자금의 원천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김 위원장이 스위스, 룩셈부르크, 리히텐슈타인 등 해외은행에 은닉하고 있는 전체 개인비자금 40∼50억 달러와는 또다른 개념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해외 비자금을 주무르는 핵심인물 3인을 제재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은 김정일 통치자금으로 유입되는 ‘돈줄’을 차단하겠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해외에서 불법활동으로 조성된 비자금이 북한으로 들어가기 전에 거치는 ‘중간통로’를 조인다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비자금 관리역 3인중 김동명 단천상업은행장은 이미 지난해 대량살상무기(WMD) 활동과 관련한 행정명령 13382호에 의해 제재대상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단천상업은행은 탄도미사일이나 일반 무기의 거래에 대한 결제를 담당하고 있어 김 행장은 WMD 외에도 재래식 무기 판매와 관련한 합법.불법자금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단천상업은행은 1980년대 후반부터 중동, 아프리카로 판 무기대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명은 베일에 가려져있으나 역시 금융인들로서 위폐제조나 마약거래 등 불법활동과 관련한 금융거래를 지원하면서 비자금을 조성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3인이 주무르는 비자금은 주로 해외에 계좌를 둔 금융기관들에 의해 조성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해외에서 활동 중인 북한의 15개 금융기관 가운데 9개 금융기관이 불법행위를 지원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조선광업개발무역과 조선련봉총기업와 같은 무역회사도 함께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대북제재 조정관은 2일 기자회견에서 “조선광업개발무역과 조선련봉총기업, 단천상업은행 등은 실명이나 가명, 자회사, 혹은 유령회사를 통해 여러국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공개 거론했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해외 비자금 조성에 김정일 통치자금을 관리하고있는 노동당 38호실과 39호실이 깊숙이 개입돼있는 점이다.


현재 38호실과 39호실 산하에는 100여개가 넘는 무역회사와 은행 등이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이 추가 제재대상으로 검토 중인 은행과 회사들도 여기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우에 따라 38호실과 39호실이 직접적인 제재대상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역시 중국이다. 북한 은행 계좌 대부분이 집중된 중국 은행들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추진하는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의 불법활동과 관련한 명백한 증거를 들이대고 국제사회의 협조를 공개적으로 요구할 경우 중국으로서는 마냥 협조를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인혼 조정관이 이달말 중국 방문 이전에 대북 행정명령과 제재대상을 공표하려는 것도 미리 ‘분위기’를 조성해놓으려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외교소식통은 “중국내 은행들도 요즘 국제금융거래를 많이 하고 있어서 미국의 요구를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금융제재 칼날이 북한을 향해 바짝 옥죄어 들어가는 흐름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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