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강경 결의안’과 `6자회담’ 사이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련해 미국은 시종일관 `가능한 가장 강력한 유엔의 대응’을 촉구해 왔다.

수전 라이스 유엔대사는 6일 미 CNN,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를 “명백한 국제법 위반 행위”로 규정하면서, 북한의 지도자들이 ‘처벌을 받지 않고는 이 같은 행동을 벌일 수는 없다는 점’을 깨닫게 하려면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가 국제법적 구속력을 갖는 대북 결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버트 우드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유엔 안보리에서 가능한 한 가장 강력한 대응이 나오길 원한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력하고 조율된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유엔안보리에서 참가국들과의 논의 진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결의안 채택이라는 강경 입장을 천명하면서도 그 궁극적인 목표가 `6자회담’에 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라이스 대사도 “북한을 6자 회담이라는 건설적인 협의체로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 어떠한 방식으로 외교적 노력과 압력을 조화시켜야 하는지가 (안보리) 논의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우드 부대변인 역시 “우리 목표는 북한이 6자회담의 틀 안에서 협상에 복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라면서 “그것은 높은 우선 순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외신은 미국이 결의안 채택을 밀어붙일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AFP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미 국무부 고위 관리가 “형식에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미국이 결의안에 집착하지 않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드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에서 결의안을 계속 고수할 것이냐는 질문에 “강력한 유엔의 대응을 원한다”면서도 “이쯤에서 그만하는게 좋겠다”며 구체적 언급을 삼간 것도 미국의 속내를 반영한 것이라는게 이 통신의 분석이다.

AP 통신도 미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결의안 보다는 기존 제재를 강도높게 실행시키는 현실적 방안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엔의 한 외교관은 “이는 전략적 문제”라면서 “한.미.일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토록 하기 위해서는 강경한 유엔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중국과 러시아는 강경한 안보리 결의가 오히려 6자회담에 도움이 안된다는 입장으로 서로 맞서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즉, 미국이 결의안과 6자회담을 동시에 말하고 있는 이유가 결의안을 포기한다기 보다는 6자회담을 위해서라도 강경한 결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응과는 별도로 북한과의 대화 노선을 지속시키겠다는 속내를 보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갓 출범한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지금의 `북 로켓 도전’을 북.미 대화의 새로운 전기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6년 10월 9일 핵실험을 단행하자 안보리는 6일만에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긴장국면이 조성됐지만 그달 말 북.미 양자대화가 성사되고 곧이어 6자회담이 열리는 등 국면은 빠르게 전환된 바 있다.

미국 기자 2명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 상황도 미국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앞서 북한은 이미 안보리에서 관련논의만 이뤄져도 `상호존중과 평등’을 규정한 9.19공동성명에 위배되기때문에 6자회담을 거부하고 6자합의에 따라 불능화가 진행되던 핵시설의 복구작업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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