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돈줄 말리기’ 보폭 확대

미국이 말레이시아에 있는 북한의 수상한 계좌에 대한 봉쇄에 나선 것은 북한으로의 비정상적인 자금 유입을 막겠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 결의 이행 의지가 다시 한번 확인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그동안 주목돼 왔던 중국이나 홍콩, 마카오 계좌의 범주를 뛰어넘어 동남아 국가 내 계좌로까지 봉쇄 대상이 확대됐다는 점은 미국이 추진하는 대북 금융봉쇄의 범위가 그만큼 넓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오바마 정부 안팎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오바마 정부가 대북제재전담반의 이번 중국, 말레이시아 방문을 통해 최우선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금융제재 이행이라고 한다.

북한의 돈 줄을 확실히 틀어막는 방법으로 실질적인 압박을 북한에 가함으로써 북한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미국은 북한의 2차 핵실험 후 북한의 핵무기 개발 추진이 협상용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핵무기를 실제 보유하겠다는 의도라는 판단을 굳혔다고 한다.

이에 따라 협상용 가능성까지 염두에 뒀던 그동안의 대북전략을 핵무기 보유 추진에 대응한 전략으로 수정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군사대응 옵션이 일단 현시점에서 사실상 배제된 상태에서 미국이 선택한 가장 강력한 카드가 금융제재인 셈이다.

열악한 경제상황인 북한에 대해 외부의 자금 유입을 막음으로써 실질적인 압박 효과를 배가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서는 `구멍’으로 여겨졌던 중국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대북 자금유입원의 차단이 관건이며, 현단계는 오바마 행정부가 이런 목표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미 재무부는 이미 각 금융기관에 지난달 대북금융거래 주의보를 내리면서 17개 북한 은행과 기업들을 구체적으로 거래금지 대상으로 공표했다.

미국은 지난 2005년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계좌를 사실상 동결시킨 과정을 통해 북한의 자금 흐름에 대한 상당한 자료를 축적했다.

또 BDA 자금 동결의 주역인 스튜어트 레비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과 대니얼 글레이저 부차관보가 이번 제재를 이끌고 있다.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874호 결의가 나오자 마자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 조치의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갈 수 있었던 기반이 되기도 했다.

앞으로 미국의 대북 금융봉쇄의 강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마디로 북한 돈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이를 틀어막겠다는 것이 미국의 의지라고 워싱턴의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각국 정부가 나서서 북한 계좌 동결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더라도 각국 금융기관들이 알아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북한과의 조그마한 거래로 만의 하나 자신들의 은행이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 해당 정부가 북 계좌를 그대로 두라고 하더라도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거래를 단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재무부가 더 광범위한 북한 관련 은행들을 대상으로 삼으면 BDA에 대한 단독 제재 때보다 징벌 효과가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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