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홍콩-동남아 대북봉쇄망’ 구축 박차

북한에 대한 압박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효과적인 대북 봉쇄망 구축을 위해 숨가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북한에 대한 제재 정책만을 생각하는 전담반을 구성하고, 필립 골드버그 조정관이 이끄는 제재전담반을 지난주 곧바로 중국과 말레이시아에 파견한데 이어 이번주에는 대북 금융제재를 총괄하고 있는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을 중국과 홍콩으로 보내기로 했다.

특히 레비 차관은 지난 2005년 2천500만달러에 달하는 북한 자금을 마카오 은행 방코델타아시아(BDA)에서 동결시킨 주인공이어서,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골드버그 조정관의 2∼3일 방중 직후 이뤄지는 이번 레비 차관의 방중을 통해 미국은 중국 각 은행에 산재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소위 `의심스러운 계좌’에 대한 동결, 폐쇄 등과 관련된 구체적 조치를 협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2005년 BDA 자금을 동결하고 이를 풀어주는 과정을 통해서 국제금융망을 활용한 북한의 자금 흐름에 대한 상당한 자료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지 부시 전 행정부에서 활동한 레비 차관 및 그 밑에 있는 대니얼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에도 교체되지 않고 유임될 만큼 국제금융을 통한 압박 정책에는 정통한 인물들이다.

북한의 5월 2차 핵실험 후 워싱턴의 한 인사는 “레비 차관 등이 있는 것이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행운”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미국은 지난달 각 금융기관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대북 금융거래 주의보를 내린데 이어 거래 금지대상인 17개 북한 은행과 기업들을 구체적으로 발표한 상태다.

또 북한의 남촌강 무역회사와 이란에 소재한 `홍콩일렉트노닉스’에 대한 자산동결 등 별도의 제재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레비 차관과 골드버그 조정관이 이끄는 제재전담반의 활동으로 미뤄볼 때 미국은 북한의 활동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중국, 홍콩 및 동남아 지역에서 촘촘한 대북 금융봉쇄망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골드버그 조정관 일행이 중국 방문 직후 몇 개의 수상한 북한 계좌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말레이시아를 돌연 방문한 것이나, 레비 차관이 중국에 이어 홍콩을 이번주 방문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레비 차관은 이번 방중 기간에 금융기관 인사 등 민간분야 대표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중국, 홍콩, 마카오 및 동남아 지역은 북한의 재외공관이나 기업의 활동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왕성한 곳이다.

그만큼 이들 국가에서 북한 기업이나 북한인들이 실명 또는 가.차명으로 개설한 계좌들이 많고, 이를 통해 외부의 불법 자금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갈 구멍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북한과 무비자협정까지 체결돼 있다. 말레이시아 외에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미얀마 등 동남아 대부분 국가와 북한은 국교를 맺고 있다.

이와 관련, 골드버그 조정관은 6일 말레이시아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보공유 방침을 밝히면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과의 긴밀한 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BDA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문제가 되는 북한 계좌를 가진 은행들을 굳이 공표해 가면서 압박을 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북한의 수상스러운 계좌를 가진 은행이 공개될 경우 이들 은행에 대한 미국의 제재 등 불이익을 예상한 예금주들의 예금 인출사태가 발생하는 등의 예상밖 부작용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오바마 정부는 북한 계좌를 틀어막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는 “북한과의 조그마한 거래로 만의 하나 자신들의 은행이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 해당 정부가 북한 계좌를 그대로 두라고 하더라도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거래를 단절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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