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군 대홍단호 구출 소식 “北주민들은 잘 몰라요”

▲北 대홍단호 구출에 나섰던 美 군함. SBS 화면 캡쳐

미 해군이 해적들에게 납치된 북한 선박 대홍단호를 구출한지도 열흘이 지나고 있지만 북한 매체에서는 이와 관련 일절 언급을 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핵 불능화 착수로 북미 관계가 훈풍을 타고 있는 시기에 미 해군이 북한 화물선을 구출한 사건은 현재 양국 관계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이 사건에 대해 국내 일부 언론들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태도변화를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러나 북 매체는 이에 대해 함구하고 있고 북한 주민들도 이 사건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친척방문을 나온 오 모 씨는 9일 “아직 그런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북미관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달 3일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미국이 우리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을 가로막고 있는 기본 장애”라면서 “미국은 앞에서는 ‘대화’와 ‘평화’를 운운하면서도 뒤에서는 남조선의 반 통일세력들을 부추겨 동족대결과 북침전쟁의 길로 내몰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 당국이 대홍단호 구출 사건에 대해 아무 반응이 없는데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하다.

국내에 입국한 한 탈북자는 “민족적 자존심을 강하게 내세워 온 북한에서 군 출신 선원 22명이 해적 8명에게 납치된 것부터가 부끄러운 일이다. 미국의 도움을 받은 것도 아직 주민들에게는 낯설 것이다. 양국의 화해 제스처를 국제사회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북한 당국자들은 공개하기에 부담스러운 사실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대남부서 출신 한 탈북자는 “주민들에게 북한 경제파산과 군사력 강화의 원인을 미국의 군사적 위협이라고 선전하는 북 당국으로서는 미국에 대한 경각심을 늦출 수도 있는 이번 사건을 보도할 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오히려 북-미 관계가 완화될 때일수록 주민들 속에서 제국주의에 대한 환상을 가지지 말 것과, 미국에 대한 경각심을 늦추지 말도록 교양 선전 한다”고 증언했다.

대홍단호 선원들의 탈출 사실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때는 탈출자들이 북한에 돌아가서 큰 포상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미군들의 직접 도움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들의 신병 처리도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한편, 4일자 ‘노동신문’은 조국통일운동은 미국과의 대결을 동반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겨레의 통일열망을 짓밟는 미국의 책동이 무모해질수록 민족자주를 생명으로 삼고 조국과 민족의 미래를 자기 손으로 빛나게 개척해나가려는 우리 민족의 자존심은 날을 따라 백배해지고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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